[Oh!쎈 초점] 故 신해철 1주기, 너무도 큰 마왕의 빈자리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5.10.26 10: 30

故 신해철 1주기 추모식이 끝났다. 새삼스럽게 그가 떠난 빈자리가 안타까워지는 자리였다. 추모식에는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 했던 고인의 부모님들과 한집에 살면서 함께 울고 웃었던 아내와 두 명의 아이가 있었다. 고인의 아내인 윤원희씨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그가 떠난 뒤에 생활을 담담히 밝히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 25일 경기도 안성시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故 신해철의 1주기 추모식과 유골함을 야외에 마련한 안치단으로 옮기는 봉안식이 열렸다. 이날 추모식에는 유족들과 지인 그리고 팬들까지 500여명이 참석했다.
고인의 빈자리를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고인의 아내인 윤원희씨와 딸 지유와 아들 동원이었다. 윤원희씨는 내년이면 초등학교 입학하는 아들에 대해서 “같이 입학식에 가서 손잡고 함께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 것이다”라며 “본인이 제일 안타까워할 것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남편을 매일 생각한다. 특히 침대에 누울 때마다 같은 시간에 눕지는 않았지만 빈자리를 볼 때 그립다. 특정한 때가 아니라 매일 생각난다”고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함께 암투병을 이겨냈던 고인에 대한 윤원희씨의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윤원희씨는 남편의 죽음을 둘러싼 소송에도 의연했다. 윤원희씨는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기에 고인의 가족 입장에서 절망만 하고 있을 수 없었다.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가족들끼리 힘을 모으게 된 계기가 됐다.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서울 동부지방법원에서는 故 신해철의 수술을 집도한 K원장의 업무상과실치사와 의료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차공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 K원장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검찰의 기소요지를 부인했다. 검찰과 K원장 사이의 기나긴 법정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 유족들 곁에는 고인과 함께 밴드를 했던 넥스트 멤버들과 지인들 그리고 고인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진 팬들이 있었다. 고인의 뒤를 이어 넥스트의 보컬을 맡고 있는 이현섭은 대표로 추모사를 낭독하며 고인과의 추억을 풀어놓아 듣는 이들의 가슴 아프게 했다. 특히 팬 대표로 교복을 입고 추모사를 읽은 이승우씨는 “고인의 실물도 공연도 본적 없지만 처음에 그의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과거에 했던 말과 행동들을 찾아보고 나서 팬이 됐습니다. 이렇게 어린 팬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고인을 떠올렸을 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겠습니다”라고 마왕의 팬다운 당당함과 절절한 애정이 넘치는 추모사로 감동을 선물했다.
이날 추모식에서 추모미사를 주관한 송천오 신부는 고인에 대해 음악을 통해 인간과 사랑을 표현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故 신해철은 음악뿐만 아니라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는 용감한 행동과 말로서 많은 팬들을 위로하고 다독여줬던 사람이었다. 그가 떠난 자리가 크지만 남은 사람들은 그가 살았던 삶을 떠올리며 이정표 삼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었다. 마왕은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기억 될 것이다. /pps2014@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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