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마법사 은가은이 진짜로 마법을 부렸다. 세대를 초월하는 음악으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복면가왕'이 발견한 또 다른 스타 탄생이 예고됐다.
지난 25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서 15대 가왕 결정전이 진행됐다. 13~14대 가왕이었던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와 명탐정 콜록과 스파르타를 꺾은 꼬마마법사 아브라카다브라의 대결이었다. 꼬마마법사는 비록 가왕이 되진 못했지만, 누구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가창력, 뛰어난 감성 소통으로 호평을 받은 꼬마 마법사다. 박효신의 '바보'부터 무한궤도의 '그대에게', 이선희의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까지 세대를 뛰어 넘는 감정의 소통이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무대를 휘어잡는 장악력도 있었다.
꼬마마법사의 무대에 김종서는 "자기와의 싸움이었다. 끝까지 안 무너지고 가다가 마지막에 소름이 쫙 돋았다"라고, 김현철은 "이 노래가 나온 지 꽤 됐는데 그 노래를 그렇게 정확하게 감정 표현을 했다는 것을 정말 칭찬할 만 한 것 같다"라고 말하면서 감탄했다.
극찬과 감탄을 이끌어낸 꼬마마법사는 아쉬운 탈락이었지만 또 반가운 발견이기도 했다. '복면가왕'에서 정체가 밝혀진 후 은가은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장악할 정도로 크게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은가은이 가수 고(故) 신해철과의 사연을 공개하면서 뭉큼함을 느끼게 했다. 그녀가 무대 위에서 '그대에게'를 부른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
정체가 공개된 후 은가은은 "신해철 오빠는 아버지 같은 분이다. 해철 오빠 때문에 8년전 서울에 오게 됐다. 해철 오빠 소속사에서 록을 배웠다. 추모 공연에서 노래를 해드리고 싶었는데 아직 제 능력으로는 그 무대에 오를 수 없었다"라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또 은가은은 "오늘 무엇보다 해철 오빠에게 노래를 들려줄 수 있어서 좋았다. 오빠 노래고, 오빠가 처음 1등 했던 노래로 저도 8명중 1등 했어요. 보고싶습니다"라고 말하며 결국 눈물을 흘렸다. 은가은에게 '복면가왕'은 단순한 방송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던 것. 이 특별한 무대에서 극찬을 이끌어냈기에 더욱 큰 감동을 남겼다.
은가은은 지난해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의 OST인 '렛잇고(Let it go)' 열풍이 불었을 때, 이 곡을 불러 SNS에서 화제가 된 인물이다. 이제는 SNS 스타에서 다시 한 번 노래 잘하는 가수로 인정받게 된 것. '복면가왕'은 그동안 추억의 스타들이나 반전의 스타들, 아이돌 가수들의 가창력 발견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이날 '은가은'이라는 또 다른 보석을 발견했다.
'복면가왕'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오로지 목소리 하나로만 노래 대결을 펼치는 음악 경연 프로그램이다. /seon@osen.co.kr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