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내딸, 금사월’은 ‘사이다’ 같이 시원한 엔딩 1분 때문에 끊지 못하는 마약 같은 드라마다. 비록 그 전 고구마를 백 개는 먹은 것 같은 답답함을 주기도 하지만 꼭 이를 해소하는 엔딩을 선사한다. 시청자들은 그 맛에 중독되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방송된 MBC ‘내딸, 금사월’에서는 득예(전인화 분)가 천비공 계약서를 찾아내 만후(손창민 분)의 비리를 밝혀냈다.
이날 만후는 득예가 계약서를 빼돌린 것으로 의심했고 마침 득예가 사월(백진희 분)과 지혜(도지원 분)를 만나는 장면을 목격했다. 만후는 현장을 덮쳐 득예를 몰아붙이면서 득예의 수난이 예상,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역시 득예의 작전이었다. 이날 득예와 지혜가 만난 장소는 동창회였던 것. 만후는 크게 당황해했고 득예는 남몰래 웃었다.
득예의 작전이 통하기 전 시청자들은 사월의 고난에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었다. 사월은 혜상(박세영 분)의 계략에 프로젝트에 쓸 발표자료를 잃어버리게 됐고 결국 발표도 하지 못한 채 물러나게 됐다. 이 가운데 민호(박상원 분)와 지혜는 사월의 발표자료가 휴지통에 버려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혜상을 의심했다. 드디어 혜상의 악한 모습을 민호가 알게 된 것에 박수를 보내려던 찰나, 사월은 원망은커녕 “많이 배웠고 전 그걸로 됐어요”라며 발표 기회가 주어진 것 자체에 감사했다. 아무리 천사 같은 마음씨의 주인공으로 설정됐다고 한들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무한긍정’에 시청자들은 답답함을 느꼈다.
‘내딸, 금사월’은 이처럼 잔뜩 답답함을 느끼게 하다가 엔딩에서 그것을 해소할 시원한 장면을 그려낸다. 앞서 지난 18일 방송분에서 오월(송하윤 분)이 등장했을 당시에도 비슷한 엔딩이었다. 오월은 혜상이 어릴 적 같은 보육원에서 자랐던 맹랑한 꼬마 금혜상이라는 것을 알아챘고 그녀를 쫓았다. 사월과 혜상의 출생과 관련한 비밀은 오월이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보통 드라마였다면 혜상과 마주칠 수 없게 설정했을 것인데 ‘내딸, 금사월’은 달랐다. 혜상의 존재를 눈치 챈 그 날 바로 삼자대면의 상황까지 만들면서 엔딩을 맞았다. 물론 다음 방송분 지난 24일 ‘내딸, 금사월’에서는 셋이 함께 엘리베이터에 갇히면서 오월이 정신을 잃게 됐지만 시청자들은 ‘일단 만났으니 됐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일주일을 보낼 수 있었다.
‘내딸, 금사월’에서는 주인공이 쭉 열세에 몰리고 바닥까지 치닫다 극 후반이 돼서야 각성하고 복수하는 이야기와는 사뭇 다르다. 매주 통쾌한 엔딩이 있다. 추후 ‘내딸, 금사월’에서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알 수는 없지만 마지막 1분이 주는 통쾌함 때문이라도 시청자들의 관심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내딸, 금사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