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애인있어요’ 박한별, 왜 공감 못 얻나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0.26 11: 19

‘애인있어요’에 “사선 넘지마”라는 싸늘한 경고가 다시 한 번 등장했다. 이번에는 김현주가 아닌 박한별의 입을 통해서다. 그런데 왜 시청자들은 같은 대사에서 다른 느낌을 받게 될까.
지난 25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 연출 최문석) 18회에서 강설리(박한별 분)는 거짓말로 만들어낸 상견례 자리에서 눈물을 떨궈야 했다. 도해강(김현주 분)와의 저녁 식사 자리인 줄 알고 참석했던 최진언(지진희 분)이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뒤 자리를 박차고 나갔기 때문. 게다가 “아내를 사랑한다”는 고백이 해강을 향해 있다는 사실에 설리는 분개했다.
이후 설리는 해강과 나란히 누워 “언니만 아니었어도 우리 상견례 했다”고 원망했다. 이에 해강이 “차라리 내가 그 사람 와이프라면, 그 사람이 날 기억한다고 하니까 차라리 그런 거라면 어쩌면 덜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하자 설리는 “사선 넘지마라”고 경고했다. 이는 4년 전 해강이 설리에게 했던 말이다. 당시 설리는 당돌하게 “넘어가면 죽는거냐”고 물었고, 해강은 다시 한 번 싸늘하게 “어디 한 번 해보라”며 기싸움을 했다.

그 때 설리는 유부남인 진언의 마음을 뒤흔들며 불륜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랑은 정당하다고 주장했었다. 물론 자신 앞에 무릎을 꿇고 부탁하는 해강 때문에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도 잠시뿐이었다. 오히려 뺏긴 사람이 잘못한 거라고 말하는 설리에 시청자들은 뒷목을 잡으며 분개했다. 그런데 이제는 설리와 해강의 위치가 뒤바뀌었다.
“아직 안 끝났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떠났던 해강이 4년만에 다시 나타나 진언의 마음을 송두리째 사로잡았기 때문. 물론 해강은 기억을 잃었고, 백석(이규한 분)이 옆에 버티고 있었지만 심장이 기억하는 사랑을 그 누구도 막지 못했다. 게다가 진언은 설리와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는 상황. 이에 극도로 불안해진 설리는 해강에게 모든 분노를 쏟아내고 있었다.
과거에도, 현재도 설리는 자신의 사랑과 감정에만 충실했다. 남의 감정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물론 해강과 진언이 설리 때문에 이혼을 한 것은 아니라할지라도 두 사람 사이를 뒤흔든 건 분명한 사실인데, 설리는 진언을 숙명이라고 설명하면서 끝까지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미 떠나버린 진언의 마음을 잡으려고, 또 진언을 사랑하는 해강의 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우격다짐으로 이들 사이를 방해하려고 하는 설리에 시청자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18회까지 오는 동안 거의 ‘국민 욕받이’가 되어 버린 설리가 앞으로 남은 32회 안에서 공감형 악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몇이나 될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parkjy@osen.co.kr
[사진]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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