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마왕’ 신해철, 그를 잊을 수 없는 이유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5.10.26 17: 39

故 신해철은 용감한 사람이었다. 고인은 이익이나 계산을 따지지 않고 음악을 했고 같은 태도로 한국 사회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고인이 하늘의 별이 된지 1년이 지났지만 그의 죽음을 둘러싼 소송은 진행 중이다. 여전히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앞으로도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다.
지난 25일 있었던 고 신해철의 1주기 추모식과 봉안식에 모인 사람들은 고인의 음악뿐만 아니라 그가 걸어왔던 삶을 사랑하는 이들이었다. 팬 대표로 추모사를 낭독한 이승우 씨는 “그를 독설가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스스로 옳다고 믿는 가치를 저버리지 않았고 힘들고 지친 사람들을 저버리지 않았다”라고 고인을 추억했다.
故 신해철은 생전에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거침없이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의 그런 모습은 지지를 받기도 했지만 반대로 비난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연예인의 정치적 발언을 금기시하는 한국 분위기에서 고인이 특별한 존재였음은 틀림없다. 앞으로도 나오기 힘든 사람이기에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고인은 사회적 발언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특별한 존재였다. 1988년에 무한궤도로 대학가요제를 통해 데뷔해 ‘그대에게’라는 히트곡을 내며 지금 아이돌 못지않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밴드 넥스트를 결성해서 록을 기반으로 사랑뿐만 아니라 자아, 존재, 삶, 행복, 가정, 사회적 문제 등 세상의 모든 다양한 것들을 노래로써 표현했다. 넥스트가 해체된 이후에는 동갑내기 뮤지션 윤상과 ‘노댄스’라는 프로젝트 팀을 결성해 테크노와 일렉트로니카 앨범을 내기도 하면서 풍부한 음악적인 역량을 드러냈다.
특히 고인이 지난 6월 발매한 노래 ‘A.D.D.A’는 그의 실험적인 성격과 뛰어난 음악성이 발현된 곡으로, 원맨 아카펠라라는 희귀한 장르를 개척해내며 한국 음악사의 족적을 남겼다. 솔로앨범 뿐만 아니라 넥스트와 넥스트 유나이티드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올 계획을 하고 있었던 고인이기에 이 같은 갑작스러운 이별이 더욱 안타깝다.
故 신해철의 죽음을 둘러싼 공방은 현재 진행 중이다. 고인의 아내인 윤원희 씨는 1주기 추모식에서 “힘든 와중에도 천사같은 아이들이 손을 잡아줬고, 남편의 죽음이 온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기에 고인의 가족 입장에서 절망만 하고 있을 수 없었다. (재판에서) 좋은 결과가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힘든 법정다툼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서울 동부지방법원에서는 故 신해철의 수술을 집도한 K원장의 업무상과실치사혐의와 의료법 위반에 대한 1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 K원장의 변호인은 故 신해철을 수술하면서 K원장의 과실이 없었고 위 축소술을 시행할 때 사전에 고인의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K원장은 현재 병원을 영업 중이다. 
故 신해철 죽음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고인이 젊은 나이이기도 했고, 죽음에 이른 과정이 석연치 않기도 했으며, 고인과 함께 청춘을 보낸 사람들이 많았다. 거기에 더해 고인이 생전에 한 말들을 통해 위로받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pps2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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