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 그대에게..” 故신해철 1주기, 멈춤없는 애도 물결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10.27 09: 03

 ‘마왕’이 떠난 지 오늘(27일)로 꼬박 1년. 지난 25일 봉안식이 거행된 이후 지금까지 팬들의 추모 분위기가 이어졌고, 방송은 물론 언론에서도 그를 고인을 기리는 내용들이 줄을 이었다. 변함없이 음악을 대하는 태도를 유지하며 무수한 명곡을 남겼고, 대중에 다양한 메시지와 화두를 던졌다. 오늘, 그에 대한 팬들과 가요계의 애도 물결이 거센 이유다.
27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과 SNS 등에는 신해철을 추억하는 내용의 게시물들이 올라와 애잔함을 더하고 있다. 팬들과 가요계 후배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신해철을 추억하고 기리는 중. 
고인은 음악적으로 특별한 존재였다. 1988년에 무한궤도로 대학가요제를 통해 데뷔해 ‘그대에게’라는 히트곡을 내며 지금 아이돌 못지않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밴드 넥스트를 결성해서 록을 기반으로 사랑뿐만 아니라 자아, 존재, 삶, 행복, 가정, 사회적 문제 등 세상의 모든 다양한 이야기들을 노래에 담아냈다. 넥스트가 해체된 이후에는 동갑내기 뮤지션 윤상과 ‘노댄스’라는 프로젝트 팀을 결성해 테크노와 일렉트로니카 앨범을 내기도 하면서 풍부한 음악적인 역량을 드러낸 바다. 

특히 고인이 지난 6월 발매한 노래 ‘A.D.D.A’는 그의 실험적인 성격과 뛰어난 음악성이 발현된 곡으로, 원맨 아카펠라라는 희귀한 장르를 개척해내며 한국 음악사의 족적을 남겼다. 솔로앨범 뿐만 아니라 넥스트와 넥스트 유나이티드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올 계획을 하고 있었던 고인이기에 갑작스러운 이별이 더욱 안타깝다.
그가 사회적인 발언에도 거침이 없었다는 것은 ‘독설가’, ‘마왕’ 등의 별칭에서도 알 수 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않고 소신대로 사회에 따끔한 일침을 가할 수 있는 이가 신해철 말고 또 누가 있었을까. 새삼 그가 그리워지는 이유다. 고인은 생전에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거침없이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왔다. 그의 그런 모습은 지지를 받기도 했지만 반대로 비난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연예인의 정치적 발언을 금기시하는 한국 분위기에서 고인이 특별한 존재였음은 틀림없다. 
이에 KBS ‘불후의 명곡’, JTBC ‘히든 싱어’ 등의 음악을 바탕으로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고인을 기려 큰 호응을 얻은 바다. 그를 향한 그리움이 그의 음악과 후배들의 무대로 함께 연결되면서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 것으로 풀이 된다. 이후 그에 대한 감정이 더욱 뜨겁게 끓어 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안타까운 것은 故 신해철의 죽음을 둘러싼 공방은 현재 진행 중이라는 것. 앞서 지난 21일 서울 동부지방법원에서는 故 신해철의 수술을 집도한 K원장의 업무상과실치사혐의와 의료법 위반에 대한 1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 K원장의 변호인은 故 신해철을 수술하면서 K원장의 과실이 없었고 위 축소술을 시행할 때 사전에 고인의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K원장은 현재 병원을 영업 중이다. 
고인의 아내인 윤원희 씨는 1주기 추모식에서 “힘든 와중에도 천사같은 아이들이 손을 잡아줬고, 남편의 죽음이 온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기에 고인의 가족 입장에서 절망만 하고 있을 수 없었다. (재판에서) 좋은 결과가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힘든 법정다툼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꼬박 1년 전이 2014년 10월 27일 들려온 故 신해철의 비보는 팬들과 가요계에 큰 충격이자 아픔이었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은 유능한 뮤지션이자 때로는 시원한 독설로 우리의 가려운 구석을 긁어주던 독설가. 그를 사랑하고 또 미워하며 청춘을 보낸 이들이 그를 그리워하는 이유일 테다./joonaman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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