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냉장고’ 강수진, '텅 빈 냉장고'가 의미하는 것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5.10.27 10: 50

 하루에 2시간 자면 행복하다고 말한다. 연습할 시간이 없어서 잠을 못 자다가 이제는 습관이 돼 버렸다고 한다. 스스로 ‘살아 있는 게 신기하다’고 한다.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발레리나 강수진이 놀라운 자기관리로 주목받고 있다. 덩그러니 비어있는 냉장고 속이 그녀가 세계 정상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보여줬다.
지난 26일 방송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강수진이 게스트로 출연해 ‘날 수 있게 가벼운 점심’을 요청했다. 이에 최현석 셰프와 신입 정호영 셰프는 각각 ‘유 캔 플라이 롤’과 ‘연어 타다익선’을 만들어냈다.
이날 두 셰프들이 만든 요리는 모두 연어와 아보카도를 주재료로 만들어졌다. 평생 체중조절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살아온 강수진을 위한 배려인 것. 이때 강수진은 반복해서 “남자 파트너가 들었을 때 미안하지 않을 맛이다”고 평가했다.

맛 평가 하나도 철저히 발레와 관련됐다는 점은 놀랍다. 하물며 식습관을 보여주는 냉장고 속은 또 어떻겠는가. 요리대결에 앞서 공개된 냉장고 속은 역대 어느 게스트의 냉장고에서도 보지 못한 광경으로 MC들과 셰프들을 당황하게 했다. 냉동실이 텅 비어있었던 것. 보통 잘 챙겨먹지 않아서 비어있는 것과는 다르다. 몸을 쓰는 직업인만큼 먹는 것도 잘 먹어야 했다. 있을 것만 있었던 냉장고 속은 오히려 철저한 관리의 결과물이었다.
다행히 강수진은 육류를 즐기지 않는 편이라고. 그는 “냉동하는 거 별로 안 먹는다”며 “원래 빨간 고기 쪽은 별로 안 먹는다”고 설명했다. 해산물을 즐긴다던 그의 냉동실에는 유일하게 낙지와 새우만 남아 있었다. 타고난 식성이 뒷받침돼 국보급 발레리나를 만들었다.
특히 고기를 사랑하는 정형돈과의 설전(?)은 웃음 포인트였다. 강수진이 “삼겹살 한 번도 안 먹어봤다. 왜 먹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하자 정형돈은 “왜 안 먹는지 모르겠다”며 행복한 얼굴로 삼겹살 예찬론을 펼쳐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반전은 있었다. 발레리나라는 선입견 때문이었을까. 상당히 까다로운 입맛을 자랑할 것 같았던 강수진이지만 먹을 때만큼은 복스럽게 먹었다. 셰프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한입 가득 넣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도 역시 맛에 대한 표현은 발레 동작으로 설명했다.
한편 강수진은 오는 11월 한국에서 마지막 공연을 가지며 내년 독일에서 은퇴 공연을 갖는다. 이와 관련해 그는 “충분하다. 저는 오늘 그만둬도 후회 안 한다. 후회 없이 살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꿈을 향해 열정적으로 달려온 이만이 할 수 있는 말이었다. 발레리나 이후 강수진의 삶에도 응원을 보낸다. / besodam@osen.co.kr
[사진]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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