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년차 걸그룹이다. 웬만큼 존재감이 있지 않으면 금세 사라지고 마는 현 가요계에서 스텔라는 꿋꿋이 살아남았다. 쉽지 않은 일이다.
스텔라는 ‘마리오네트’ 이후 ‘마스크’와 ‘멍청이’를 거치면서 점차 반응을 얻더니 지난 7월 발매한 ‘떨려요’에서 폭발했다. 한 케이블 음악방송에서는 1위 후보에까지 올랐던 바다. 누군가는 스텔라의 이런 길고 강한 생명력을 보고 놀랍다고, 의외라고도 말한다. 스텔라의 정글같은 가요계에서 살아남은 법은 차별화와 뚝심, 그리고 홍보 트렌드에 대한 빠른 이해를 꼽을 수 있겠다.
스텔라는 데뷔 초에는 스쿨룩을 입고 귀여운 콘셉트로 활동을 했지만 곧 어설프게 착한 척, 순진한 척 하는 것을 포기했다. 이후 ‘마리오네트’부터 오히려 과감한 콘셉트를 더 확고하게 밀어붙였는데 여기에는 '성인 남성'이라는 소비 타깃이 명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스텔라가 걸그룹들 사이에서 갖는 일종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공개된 콘셉트 이미지에 '너무 세다'란 반응도 이어졌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스텔라가 감수해야 하는 숙제이기도 했다. 때로는 얕고 넓게보다 깊고 좁게가 더 좋을 때가 있다.
다른 하나는 그룹 알리기, 즉 홍보에 있어 방송에 연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스텔라는 음악방송을 제외한 예능프로그램에는 거의 나간 적이 없다. 대신 아프리카 방송과 같은 인터넷 방소과 SNS를 통해 자신들의 노래를 알렸다. 이는 스텔라의 콘셉트에 해당 창구들이 더 유용한 것도 있었지만, 트렌드를 빠르게 읽은 전략이기도 하다.
여기에 방송은 영리하게 활용했다. 이들이 선택한 프로그램은 예능이 아닌 교양. 스텔라는 지난 8월 MBC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멤버들이 그간 말하지 못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해당 출연분은 큰 호응을 얻었고 스텔라에 대한 오해나 색안경을 벗게 해 주는 데 한 몫했다.
그룹의 실질적인 수입 중 큰 몫을 차지하는 행사에 특화된 부분도 크다. 각종 행사에 관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는 전언. 한 공연 관계자는 "걸그룹들이 많지만 행사 무대에서는 규모 작은 회사의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스텔라의 효과가 상당히 커서 섭외에 만족스럽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스텔라가 자신들만의 색깔을 갖춰가면서 그간의 부정적인 시선들을 거둬내려 노력하고, 콘셉트에 밀리지 않는 음악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는 것도 있다.
앞서 불거졌던 ‘선정성 논란’을 성실한 노력들로 극복해 왔고, 주목받기 위해 택했던 섹시 콘셉트도 이제는 잘 다듬어지고 무르익어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됐다. 무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멤버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 ny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