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에 불을 지르는 남자 배우들이 있다. 브라운관을 압도하는 연기력은 기본이고, 깊고 다정한 눈빛과 온화한 미소로 설렘 지수를 상승시킨다. 여기에 목소리까지 완벽하다. 마치 성대에 꿀이라도 바른 듯 달달 그 자체인 목소리 깡패들, 바로 지진희와 박서준이 그 주인공이다.
지진희는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 연출 최문석)에서 사랑 밖에 모르는 남자 최진언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한 때 ‘불륜남’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시청자들의 욕받이 노릇을 했던 그였지만,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주말 밤 멜로의 정점을 달리고 있다. 지진희 때문에 가슴이 설레서 잠을 못 잔다며 불만 아닌 불만을 털어놓는 여성 시청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비록 시청률은 7%대에 머물고 있지만 지진희와 김현주가 만들어내는 로맨스는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지진희의 명품 연기력이다. 아직까지 최진언이라는 인물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인 반면 지진희가 보여주고 있는 연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그만큼 지진희가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주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바로 목소리다. 박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달달한 목소리 덕분에 귀 호강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 여기에 배우의 기본 요소라 여겨지는 정확한 발음과 해강을 향한 애틋한 눈빛까지 장착하고 있으니 설렘 지수가 상승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다.
지진희와 마찬가지로 박서준도 달달 멜로남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중 한 명이다. 박서준은 현재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극본 조성희, 연출 정대윤)에서 ‘더 모스트’ 패션 매거진 부편집장 지성준 역을 맡아 ‘지부편앓이’을 양산하고 있다. 지성준은 일에 있어서는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보이지만, 실제로는 첫사랑을 향한 순애보를 지닌 인물로, 박서준은 특유의 매력 넘치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성준 역시 처음부터 모든 이들의 지지를 받았던 것은 아니다. 일에 있어서만큼은 직원들의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독설을 하는 까칠한 모습을 보여 ‘지랄준’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것. 하지만 그 이면에는 허당기 가득하면서도 첫사랑에 대한 순수한 마음을 지닌 기특하고 훈훈한 청년이다. 박서준은 탄탄한 연기력과 따뜻한 눈빛, 부드러운 미소로 지성준의 매력을 더욱 극대화시키고 있다. 또 귀에 확 꽂히는 달달한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 그리고 폭넓은 감정 표현 등이 박서준의 강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괜히 나온 ‘지부편앓이’가 아니다.
‘그녀는 예뻤다’는 현재 박서준을 비롯해 황정음, 최시원, 고준희의 맹활약으로 17%가 넘는 시청률을 얻으며 신드롬급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박서준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걸을지 궁금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