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점점 쌀쌀해지지만 한국시리즈 응원 열기는 마지막으로 갈수록 더 뜨거워진다. 늘 한결같은 치어리더들의 노력이 한몫을 하고 있는 덕분이다.
두산 베어스 김다정 치어리더(25)도 그 중 하나다.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치어리더도 힘들다. 이동 거리도 선수들과 똑같고, 체력 소모는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백업도 없어 힘들어도 교체될 수 없으니 어쩌면 더 힘들지도 모른다. 팀 워크가 중요하다는 점 역시 치어리더와 선수의 공통점이다. 김 씨는 "(팀원들 중) 아픈 사람이 없어 다행이다"라는 말을 할 때 가장 활짝 웃었다.
1990년생이지만 치어리더 생활은 벌써 7년째다. 야구 응원을 하게 된 것은 2년째인데, 야구를 시작하면서는 두산만 맡았다. 지난 시즌에는 세월호 사건으로 인한 응원 중단,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 등으로 일을 하지 못한 기간도 길었지만, 올해는 두산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며 야구의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두산이 LG와 잠실 라이벌이다 보니 치어리더들 사이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있다"는 김 씨는 "LG전에서 이길 때 가장 좋다"고 말한다. 아마 두산을 응원하는 치어리더라면 모두 같을 것이다. 정규시즌을 마무리하는 경기에선 항상 눈물이 날 정도로 감격한다. 그는 "지난해에도 마지막에 눈물이 났다. 1년 전에는 (시즌이 끝난다는 생각에) 아쉬워서 그랬는데 올해는 기뻐서 눈물이 났다"고 전했다. 3위와 4위의 갈림길에 있던 두산은 4일 잠실 KIA전에서 승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피했다.
두산 치어리더로 맞이한 두 번째 시즌. 가을에만 벌써 두 번의 기적을 봤다. 김 씨는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때 모두 아슬아슬하게 이겼다. 보면서 '한국시리즈에 가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으로 목청껏 응원을 했다. 경기를 보면서 '이래서 사람들이 야구를 좋아하는구나' 싶었다"라며 그때를 돌아봤다. 지금껏 제일 인상 깊었던 경기는 아슬아슬한 리드 속에 마산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결정지은 플레이오프 5차전이다.
그 과정에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9경기, 한국시리즈까지 합하면 11경기를 치르느라 선수는 물론 치어리더들도 힘을 다 뺐다. 하지만 서로 위로하며 이겨내고 있는 모습도 선수단과 비슷하다. "단체생활이다 보니 누구 하나가 감기만 걸려도 문제가 생긴다. 체력적인 면도 걱정을 했다. 하지만 별 문제가 없어서 다행이다. 아픈 사람 없이 일이 잘 되고 있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
힘든 일정 가운에서도 팬들의 사랑이 새로운 경기에 들어갈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 역시 선수들과 닮은 점이다. 기억에 남는 팬이 있으면 이번 기회를 통해 이야기해달라고 하자 그는 "항상 열심히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기억에 남는다. 치어리더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들리게 응원해주실 때 힘이 난다. 지난해부터 항상 혼자 오시는 팬 분도 계신데, 항상 같은 자리에서 환하게 웃으면서 혼자 응원을 해주신다. 그래서 힘을 많이 얻고 있다"고 하며 또 밝게 미소지었다.
1승 1패로 팽팽하지만, 1년 내내 팀을 지켜본 치어리더의 믿음은 깊다. 김 씨는 "(두산이 삼성보다) 선수들의 부상 투혼도 많고, 집중력도 더 좋은 것 같다. 그래서 한국시리즈까지 왔고, 팬들도 힘이 날 것이다. 1차전에 아쉽게 져서 팬들께서도 조금은 지치셨겠지만 2차전을 보시고 다시 믿음이 생기셨을 것 같다. 앞으로 연승을 할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선수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스케줄을 보내고 있는 치어리더들은 단기전 흐름이나 분위기를 파악하는 일에도 밝다. 결코 허투루 흘려보낼 이야기가 아니다.
응원전에서의 승리는 가장 확신하고 있는 부분이다. "원래 응원은 항상 삼성보다 잘 했던 것 같다"며 웃은 김 씨는 "기대를 갖고 더욱 열심히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지금 1승 1패인데, 앞으로 연승할 것 같다"는 좋은 예감을 숨기지 않고 팬들에게 하고 싶은 한 마디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삼성보다 열심히 응원할 테니 많이 지켜봐주세요. 꼭 V4를 이루겠습니다. 두산 베어스 파이팅!" /nick@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