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친'(남자 사람 친구) 이동욱과 '여사친'(여자 사람 친구) 정려원은 친구가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론 그 누구보다 서로를 좋아하며 마음 쓰고 있다. 그렇다. 남사친-여사친은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는 이상 야릇한 관계다.
두 사람이 아슬아슬한 감정의 줄다리기를 이어가며 애정 싸움을 하고 있다. 일부러 다른 곳으로 향한 사랑의 짝대기가 언제쯤 서로를 향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풍선껌'(극본 이미나, 연출 김병수) 2회는 박리환(이동욱 분)과 김행아(정려원 분)가 서로를 좋아하지만 그것을 표현할 수 없는 현실에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리환의 엄마(배종옥 분)는 행아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그녀를 딸처럼 길렀다. 이로 인해 아들과 이성적인 관계로 발전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이를 눈치챈 행아 역시 리환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속으론 좋아하지만 회사 선배 강석준(이종혁 분)과 교제해 사람들의 눈길을 돌렸다. 자연스럽게 석준을 사랑하게 됐지만, 은근히 리환이 신경쓰이는 갈팡질팡 흔들리는 마음.
행아는 자신보다 일이 먼저인 석준에게 섭섭함을 느끼고 이별을 선언했다. 그의 집에 있던 물건을 모두 가지고 돌아오면서도 마음 한 켠에는 깊은 외로움을 느꼈다. 리환은 그런 행아 때문에 속상했고, 대신 석준의 집을 찾아 미처 가져오지 못한 행아의 짐을 손수 챙겨왔다.
석준의 집에서 행패를 부린 사실을 안 행아는 리환에게 "가만히 있었어야지"라고 불 같이 화를 내며 자신의 연애사에 끼어들지 말라고 했다. 겉으로는 자신의 마음 속으로 무작정 치고 들어오는 리환을 막지만, 속으론 그런 그를 신경쓰는 말 못할 감정을 유지하고 있다.
재벌집 막내딸이자 치과의사 홍이슬(박희본 분)은 엄마(박준금 분)의 등쌀에 떠밀려 맞선 자리에 억지로 나갔지만 유머러스하고 다정한 리환의 모습에 반해 마음을 빼앗겼다. 석준은 행아의 친오빠도 아니면서 필요 이상으로 나서는 리환을 경계하고 있다.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 네 사람의 인연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동욱과 정려원이 요즘 젊은 남녀들의 로망으로 떠오른 남사친과 여사친을 애틋하게 그리며 시선을 붙잡고 있다. 우정 어딘가에 걸쳐 있지만 사랑인 사이. 두 사람의 가슴 찡한 감정 연기에는 넋을 놓고 바라보게 만드는 왠지모를 힘이 있다.
두 사람은 첫 방송부터 '로코 불패'다운 진가를 드러냈다.'풍선껌'을 통해 12년 만에 재회한 이동욱과 정려원은 실랑이와 설렘을 넘나드는 남사친-여사친의 모습을 완벽하게 살리고 있다. 코믹부터 로맨스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이들이 척척 맞는 연기 호흡으로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배가한 것이다.
더불어 공감 지수를 높이는 현실적인 대사와 따뜻한 감정이 스며들어간 영상미도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한몫을 차지한다. 흔하디 흔한 로맨스 드라마 '풍선껌'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당연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풍선껌'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