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드라마의 삼각관계는 인물들의 시기와 질투, 오해와 갈등이 반복되며 긴장감을 유발시키기 마련이다. 하지만 ‘발칙하게 고고’의 삼각관계는 다르다. 이미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하고 사랑을 키워나가고 있는 연두(정은지 분)와 열(이원근 분), 그리고 두 사람의 모습을 질투가 아닌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서도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연두를 향해 마음이 향해가고 있는 하준(지수 분)이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발칙하게 고고‘에서는 연두를 둘러 싼 두 남자의 각기 다른 사랑법이 안방극장을 설레게 했다.
이날 연두는 중간고사 시험지가 담겨 있는 USB를 훔쳤다는 이유로 학교 밖으로 쫓겨난 열의 누명을 벗겨 줄 명확한 증거를 찾았다. 앞서 하준 역시 열을 위해 CCTV를 뒤지는 등 애를 썼기에 연두는 이 사실을 가장 먼저 하준에게 알렸고, 증거를 함께 확인하며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위한 손을 내밀었다. 하준은 이런 연두의 작은 손짓 하나에도 멈칫하며 조심스레 손을 마주했고, 이어 두 사람은 열에게 기쁜 소식을 알리기 위해 새벽 탈출을 시도하다 선생님에게 들켜 벌을 받게 됐다. 하준은 힘겹게 쪼그려 걷기를 하는 연두의 모습에 뒤에서 살며시 등을 밀며 도움을 줬고, 기합을 받는 동안 함께 찍은 사진을 한참을 바라보며 미소 짓기도 했다.
한편 열은 이런 두 사람의 사진을 받고 “왜 벌 받는 게 부럽냐”며 귀여운 질투심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연두를 향한 고마운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전교 1등이 아닌 그냥 김열을 믿어줘서 고맙다”며 “그래서 조금은 덜 힘들었다”라는 말로 연두를 감동시켰다. 결국 무사히 누명을 벗고 세빛고로 돌아온 열은 연두, 하준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음료수를 나눠 마시며 과거 연두가 자신에게 잔뜩 흔든 탄산음료를 건넸던 기억을 떠올린 열은 연두의 모습을 재현하며 티격태격했고, 하준은 이런 두 사람 사이에서 열의 편을 들면서도 “강연두가 힘이 세다”는 핑계를 대며 은근슬쩍 자신의 뒤에 숨는 연두를 감싸기도 했다.
이렇듯 각기 다른 방법으로 연두를 아끼는 두 사람은 유난히 연두와 각별한 사이인 동재(차학연 분)를 두고 한 마음 한 뜻으로 폭풍 질투를 하기도 했다. 치어리딩 지역 예선 전, 심기일전을 위해 떠난 캠핑에서 연두가 동재와 함께 선발대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열은 “친구라면서 남자 여자가 뭐 그렇게 붙어 다니냐”며 볼멘소리를 했고, 하준은 “소꿉놀이도 아니고”라고 동조했다. 뿐만 아니라 평소 딸기우유를 좋아하는 동재를 떠올리며 “딸기우유는 또 뭐야. 진짜 웃기네”라고 질투를 하는 두 사람의 감정은 유치하면서도 풋풋함이 느껴져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했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을 대신해 의지하고 믿어 왔기에 서로가 누구보다도 소중한 열과 하준, 그리고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이 두 사람을 변화시키고 있는 연두. 세 사람의 케미는 단순한 우정과 사랑을 넘어선 그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다. 함께하기에 더 빛날 수 있는 청춘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의 관계가 지금처럼 아름답게 지속될 수 있길 바래본다.
한편 '발칙하게 고고'는 고등학교 내 두 동아리의 통폐합이라는 해프닝을 통해 위선과 부조리로 가득하고 생존을 위한 경쟁만을 강조하는 학교 안의 풍경을 그린 드라마로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 nim0821@osen.co.kr
[사진] '발칙하게 고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