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 못다 핀 꽃이 졌다. 엠넷 '슈퍼스타K' 시즌1에서 개성 만점 무대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김현지가 27일 스스로 생을 던졌다. 번개탄, 소주병, 연탄, 그의 곁에 있었던 슬픈 물건들이다.
2009년 '슈퍼스타K1'에 출연했고, 이듬해 데뷔 음반 '에브리씽(Everything)'을 발표하며 정식으로 데뷔했지만 그는 신인과 무명 사이 외로운 음악가의 길을 걸었다. 2013년 '보이스 코리아2'에 나갈 정도로 자신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 힘썼다.
정확한 자살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생전 우울증을 겪고 있던 그라 가수의 삶이 막막하고 고된 여정이었으리라 여겨진다. 슬프게도 그는 세상을 떠난 뒤에야 가수로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그와 비슷한 삶을 살다간 이들이 많다. 인디밴드 시베리안허스키의 보컬 유수연은 지난해 6월 콘서트를 앞두고 스스로 목을 맸다. 자택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그를 가장 먼저 발견한 건 밴드 멤버들이었다.
KBS 드라마 '대조영에서 팔보 역으로 눈도장을 찍었던 배우 우봉식도 지난해 3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연예계에서 선배 자리에 올랐지만 사망 원인이 생활고와 연관된 것이 뒤늦게 알려져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SBS '순풍산부인과' 등에 출연한 연기자 김수진도 37살의 나이로 세상을 등졌다. 2013년 3월 2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이마저도 3일 뒤 세간에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다. 그 역시 우울증을 겪었던 걸로 밝혀졌다.
2012년 6월 12일 신인 연기자 정아율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1987년생 꽃다운 나이었지만 평소 우울증으로 힘들어했다고. 문화관광부 공익광고, 화장품 CF 등을 찍으며 연예계 생활을 이어갔지만 현실은 그에게 가혹했다.
전직 레이싱모델이자 여성3인조 그룹 쎈(SSEN)의 멤버였던 유주는 2010년 10월 23일 스스로 목숨을 거뒀다. 케이블채널 CGV '압구정 아리랑'으로 데뷔한 배우 박혜상도 크게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 이를 비관한 나머지 극단적인 선택을 감행했다.
2002년 미스 강원 동계올림픽 출신으로 KBS 2TV 드라마 '고독'에서 비서 역을 맡았던 배우 한채원도 31살 아쉬운 생을 마감했다. 그는 자살 당시 '죽고 싶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겼으며 미니홈피에 "이제 그만 아프고 그만 울고 싶어. 세상에선 돈보다 중요한 건 많아. 내가 성공하면 모든 건 해결되지만..."이라는 글을 남겨 팬들을 눈물 짓게 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김현지 앨범 재킷,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