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승훈이 ‘라디오스타’를 말 그대로 ‘고품격 음악 방송’으로 꾸몄다. 25년 차 가수 신승훈의 등장에 ‘라디오스타’는 풍성한 감동과 반전의 재미를 주는 ‘복면가왕’이 되기도, 전설의 노래를 부르는 후배 가수들의 색다른 무대가 추억을 상기하게 하는 ‘불후의 명곡’이 되기도 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발라더 3인방 신승훈, 이현우, 케이윌이 출연한 ‘발라드는 돌아오는 거야!’ 특집으로 꾸며졌다. 특히 ‘솜사탕’과 ‘해바라기’ 가면을 쓰고 등장한 신승훈의 소녀팬, 스테파니와 여자친구 유주의 등장이 시선을 끌었다. 이들은 각각 신승훈의 노래를 부르면서 ‘라디오스타’를 대표 음악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으로 바꾼 것.
가면을 쓰고 노래하는 이들을 보는 신승훈은 설레는 표정으로 이들의 정체를 궁금해했고, 가면을 벗은 스테파니와 유주는 신승훈의 팬으로서 색다른 일화를 전했다. 신승훈의 콘서트에서 야광봉을 흔들었다는 스테파니는 그와 강민경의 스캔들에 너무나도 질투가 났다는 표현으로 소녀팬의 감성을 꺼내 보이며, 신승훈의 여전한 인기를 입증했다. 유주 또한 어머니 때문에 듣게 된 그의 노래를 신승훈 앞에서 다시 불러 보이며 세대를 아우르는 신승훈의 발라드 감성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케이윌도 신승훈의 앞에서 그의 노래를 부르면서 전설 앞에서 노래하는 KBS의 대표 음악 예능 ‘불후의 명곡’을 떠올리게 하는 등, 이날 방송은 ‘라스’ 특유의 날 선 토크보다는 ‘라스’가 주장하는 ‘고품격 음악 방송’에 초점이 맞춰져 쌀쌀해진 가을밤 촉촉한 감성에 젖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렇다고 재미를 놓친 것도 아니었다. 신승훈은 25년 동안 활동한 베테랑 가수답게 90년대 활동 시절 귀여운 에피소드를 남긴 팬들의 이야기부터, 공연할 때의 습관, 또 결혼하지 않는 이유와 소개팅 뒷이야기 등 깨알 같은 이야기에 안경을 벗고 공개하는 민낯까지, 다양한 웃음 포인트를 선사했다.
발라드 황제의 등장으로 ‘라스’는 발톱을 잠시 숨기고 그의 노래에 집중했다. 이는 전설급 가수 신승훈이기에 가능했던 일. 신승훈은 ‘라스’의 방송과 더불어 29일 0시 정규 11집을 발표했다. 이는 2006년 정규 10집 이후 9년 만이다. 신승훈은 정규 11집을 통해 그의 음악 인생 시즌2를 연다고 밝혀, 활발히 활동할 그의 행보에 주목하게 한다. /jykwon@osen.co.kr
[사진]‘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