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마을’ 문근영, 표정만으로 다 되는 여배우 저력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0.29 11: 01

역시 배우 문근영의 연기 내공은 달랐다. ‘마을’을 더욱 잘 만든 드라마로 만들어주는 근본은 문근영의 중심을 잡아주는 연기력에서 비롯되고 있다. 언니 찾기를 중심으로 사건을 조금씩 파헤치고 있는 문근영의 살아있는 표정과 눈빛이 ‘마을’을 보고 싶게 만드는 힘이 되어주고 있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극본 도현정, 연출 이용석) 7회에서는 한소윤(문근영 분)의 언니 소정이 죽은 김혜진(장희진 분)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졌고, 그 과정에서 소윤은 언니가 진짜 가족을 찾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소윤은 “너랑 나랑 같이 TV에도 나왔잖아”라는 유령아기엄마의 말을 떠올리고는 그 방송을 확인하던 중 혜진으로 추정되는 여성을 발견했다. 이에 PD를 찾아가 원본 영상을 확인했고, 그 유령아기엄마를 보살핀 여성이 혜진이었음을 알게 됐다. 그토록 찾아 헤맨 언니를 아무 말 없이 바라보던 소윤은 결국 눈물을 흘렸다. 그간 어떤 일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던 소윤이 흘린 눈물과 모두에게 버림받고, 또 외면받은 혜진의 상황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어 혜진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가게 주인의 수양딸이 됐다는 충격 진실에 직면한 소윤은 힘을 내라 말하는 우재(육성재 분)에게 “우리 언니 죽인 사람, 살인범 꼭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슬픔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목소리와 표정이었지만, 꼭 언니를 위해 범인을 잡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또 소윤은 혜진이 자신의 언니임을 뒷조사를 통해 알아냈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았던 기현(온주완 분)에게 화를 내면서도 “다른 생각이 있는 건 아니냐”고 일침을 가했다. 그리고 소윤은 “마을에 언니와 피를 나눈 진짜 가족이 있고 언니는 죽기 전에 찾았다. 언니가 사라지고, 시체로 나타나도 그 가족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한 뒤 “비록 껄끄러운 상황에 처하더라도”라고 기현에게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그렇게 소윤은 이 마을 아치아라에 숨겨진 비밀에 더 가까이 다가섰다. 그리고 소윤이 유령아기엄마를 촬영했던 PD의 제안으로 내보낸 ‘1984년 당시 아치아라 지역에서 행해진 신생아 불법 입양에 관련된 일을 하셨거나 정보를 갖고 있는 분들은 제보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자막은 마을 사람들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무엇이 숨어있을지 한 치 앞도 예상 불가능한, 그래서 긴장의 끈을 한치도 놓을 수 없는 이 마을 안에서 소윤은 두려움 없이 진실을 마주하고 죽은 언니를 끌어안아 줄 생각이었다.
문근영은 이런 소윤의 마음을 담담한 어투 속 다양한 표정 변화로 담아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한층 높였다. 문근영의 표정만 보고 있어도 긴장감이 백배는 상승하는 기분을 맛보게 된다. 여타의 드라마처럼 오열하거나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이 없음에도 표정이나 눈빛만으로 높은 흡인력을 과시할 수 있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문근영의 연기 내공이 대단하다는 뜻. 연출을 맡고 있는 이용석 PD 역시 이 점을 높이 평가하며 “문근영은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에 특화된 배우다. 무서워하고 호기심 어려 하는 디테일한 표정 연기 덕분에 시청자들도 감정 이입을 잘 할 수 있지 않나 싶다”고 칭찬한 바 있다.
7회까지 걸어오는 동안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는 극찬을 얻고 있는 ‘마을’과 원톱 주연으로서의 부담을 떨쳐내고 매 회 자신의 진가를 재확인시켜주고 있는 문근영의 향후 행보에 기대가 더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마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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