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가수) 수지, 그는 ‘연기꾼’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그가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하는 작품 영화 ‘도리화가’에 대한 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화를 향한 이 같은 기대와 관심의 절반은 수지를 향해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간 여러 작품을 통해 연기를 선보였지만, ‘꾼’으로 인정받을 만한 강한 임팩트는 아직 남기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이번 작품을 통해 그가 어떤 인상을 심어줄지, 기대와 우려가 섞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아직 예고편이 공개되고 제작보고회가 진행됐을 뿐이지만, 업계 관계자들의 평을 들어보면 이번 수지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만하다 평을 내놓고 있다. 이미 내부 시사를 통해 작품을 본 관계자들은 “이번에 수지가 인생 연기를 펼쳤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과장이 조금은 보태졌을 테지만,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만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건축학개론’ 이후 작품 결정을 하는데 신중에 신중을 기했을 테다. ‘국민 첫사랑’이라는 타이틀을 따내며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를 마쳤기에 차기작 선정이 쉽지 않았을 터. 본인과 관객을 동시에 만족시킬만한 작품과 배역을 고르는 일은 무엇보다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이번 작품에는 수지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회사의 추천도 있었지만, 시나리오를 읽어본 뒤 본인이 적극적으로 ‘도리화가’의 진채선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다고. 좋은 작품임은 분명하지만, 남장을 해야 하고 판소리도 배우며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해야하는 역할이라 회사가 망설이고 있는 상황에서 수지가 강력하게 출연 의사를 어필했다는 전언이다.
좋아하는 것, 자신이 바라는 것을 해 나갈 때 성과는 빛나는 법. 의지가 강했던 만큼 수지는 매 촬영에 최선을 다했다. 브라운관과 무대, 국내와 해외를 넘나드는 바쁜 활동을 펼치면서도 꾸준히 판소리를 배우고 연습하며 작품에 매진했고,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고.
수지는 오늘(29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개최된 영화 ‘도리화가’(감독 이종필, 제작 (주)영화사 담담, (주)어바웃필름)의 제작보고회에서“"촬영기간까지 합쳐서 1년가량 연습한 것 같다”며 “박예리 명창님이 수업을 해주실 때마다 칭찬을 많이해줘서 자신감을 가지고 연습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제가 노래를 하는 발성과 전혀 달라서 제가 듣기에도 거북할 때도 있어서 더욱 열심히 연습했다”며 “명창님처럼 해낼 수는 없지만 채선이처럼 꿈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려는 모습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배우들의 극찬이 이어졌다. 류승룡은 수지에 대해 “수지는 하얀 도화지의 수묵화처럼 흡수력이 빠르다. 자유로움과 도전이 있는 배우”라며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역을 흔쾌히 하겠다고 했을 때 똑똑한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겪어본 수지는 기본기가 탄탄하고 심지가 굳은, 배울 점이 많은 배우다”라고 밝힌 바다.
한편 ‘도리화가’는 1867년,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었던 시대에 운명을 거슬러 소리의 꿈을 꾸었던 조선 최초의 여류소리꾼 진채선(수지)과 그를 키워낸 스승 신재효(류승룡)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다음달 25일 개봉한다./joonamana@osen.co.kr
[사진] '도리화가' 포스터 (위), OSEN DB(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