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김민재는 매일 일정하지만 그래서 더 치열한 스무 살을 보내고 있다. 지난 6월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4’에 출연해 래퍼로 출사표를 던졌고, KBS 2TV ‘프로듀사’에 이어 tvN ‘두번째 스무살’을 통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배우의 꿈에도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두번째 스무살’은 19세에 덜컥 애 엄마가 된 노라(최지우 분)가 20년 후 대학생 새내기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김민재는 극중 노라의 아들 민수를 연기했다. 최지우와는 모자로, 걸그룹 에이핑크의 멤버 손나은과는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다. 반항기 어린 아들이 되기도, 연애에 서툰 귀여운 남자친구가 되기도 했다.
출연배우 중 유일하게 스무 살인 그는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스무 살이 됐지만 작년과는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며 웃음 지었다. 그도 그런 것이 열일곱 가수 연습생으로 CJ E&M에 들어와 정신없이 미래를 준비해 왔을 터. 스무 살의 감상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것에도 “아쉬움은 없다”며 “저에게 스무 살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된 해로 기억될 것”이라며 제법 어른스러운 답변이 이어졌다.
누군가를 한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다 보니 계속해서 한 문장으로, 한 단어로 정의하는 작업을 거치곤 한다. 김민재도 짧은 수식어로 압축하려고 시도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포기했다. 어느 틀 안에 담을 수 없었다. 김민재라는 사람을 배우라고 시작해야할까, 가수라고 시작해야할까 첫 문장부터 망설인 것이 사실. 본인에게 SOS를 청했지만 그 역시 “저도 배우라고 해야 하나, 가수라고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제 입으로 배우라고 하기엔 민망한 단계다. 그렇다고 가수라고 하기에도 커리어가 부족하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그래서 정의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그가 꿈꾸는 1년 후와 10년 후의 모습을 통해 그를 알아가기로 했다. “연습생 때는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데뷔가 하고 싶었고, 막연하게 연습했죠. 지내다 보니 목표가 사라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생각했죠. 지금 이 순간에 제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게 꿈이자 행복이 아닐까 하고요. 그래서 저는 배우다, 가수다 이렇게 지정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제가 하고 싶은 걸 다 도전해보고 싶어요. 1년 후에는 지금처럼 계속 일하고 있으면 좋겠어요.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거나 어딘가에 도달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그냥 지금처럼 일을 좋아했던 김민재로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김민재가 꿈꾸는 서른 살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롤모델은 너무 닮고 싶은 선배님들이 많아서 꼽기 어렵다”며 “서른 살에도 일을 계속 하고 있으면 좋겠다. 정말 바라자면 ‘믿고 보는’ 배우가 돼 있으면 한다. ‘김민재 나오면 봐야지, 들어야지’라는 믿음을 주는 사람 말이다. 그럼 더할 나위 없겠다”며 웃음 지었다.
“꿈을 꼭 하나만 정해야 하나요? 실제로 회사에서도 가수 연습생, 배우 연습생 나뉘어 있긴 한데 그런 건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우리 모두가 연습생이지 않을까요. 인생에 있어서는 모두 연습 중인 거죠. 하하.”
한편 ‘두번째 스무살’은 최지우의 tvN 첫 출연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 첫사랑 판타지를 보여주며 호평 속에 지난 17일 종영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