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듣는 명품 발라더로 ‘갓창정’이란 수식어를 가진 남자, 임창정이 ‘너의 목소리가 보여2’를 찾았다.
지난 29일 방송된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2’(이하 ‘너목보2’)에 초대가수로 출연한 임창정은 프로그램 시작부터 “대단한 활약을 할 것이란 걸 믿고 있다. 연기 25년 차, 가수 20년 차로 미스터리 싱어의 어설픈 연기는 금방 알아챌 것 같다”는 MC의 말에 “당연한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런 그의 자신감은 오랜 가수 경력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노래는 입이 아닌 몸으로 나온다는 철칙에 따라 음치를 맞히겠다고 말한 임창정은 “‘너목보’의 완전 팬이다. 뒤집어엎으려고 나왔다”며 야무진 각오를 다졌다. 이어 총 7명의 미스터리 싱어 ‘가르마 어떠 션’, ‘폰포츠 안영미’, ‘고대 정형돈’, ‘케 대리’, ‘토론토 민국이’, ‘유재석 처제’, ‘웨슬리 스나입스’의 비주얼이 공개됐다. 얼굴을 가리고 서 있는 이들의 체형만으로 임창정은 실력자를 추리하기 시작했고, 노래하는 비주얼 영상에서 보너스로 제공되는 0.3초의 노랫소리에도 찰나를 놓치지 않고 그들의 실력을 평가하며 이날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본격적인 추리가 시작된 가운데, 임창정은 개그우먼 안영미의 닮은꼴로 큰 웃음을 줬던 ‘폰포츠 안영미’를 음치라고 확신하며 첫 번째로 탈락시켰다. 특히 그를 선택하며 “이 참가자가 실력자면 내 가게에서 회식비를 쏘겠다”고 방청객과 내기까지 했던 터라 모두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폰포츠 안영미’는 2010년에 앨범을 낸 적이 있는 전직 가수였고, 특히 박효신의 목소리를 닮은 매력적인 음색으로 실력을 뽐내며 임창정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어진 추리 역시 임창정의 예상을 빗나갔다. 립싱크를 하는 모습으로 실력자와 음치를 가려내야 하는 두 번째 라운드에 앞서 “방송을 흐름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라며 자신한 그는 ‘고대 정형돈’을 음치로 선택했고, 음치수사대의 의견은 엇갈렸다.
이에 임창정은 스튜디오에 자리한 방청객들에게 “너희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느냐”고 동조를 구하며 답답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고대 정형돈’이 노래를 시작하자 할 말을 잃고 무대를 감상했다. 더원의 ‘아시나요’를 허스키한 보이스와 더불어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선보인 ‘고대 정형돈’의 무대가 끝나자마자 임창정은 그에게 달려가 사인 요청까지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임창정의 가수 생활 20년 내공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발휘됐다. 미스터리 싱어 3인의 증거 사진과 눈빛만으로 실력자를 가려내야 하는 가운데 임창정은 음치수사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토론토 민국이’를 최후의 1인으로 선택했다. 모두의 기대 속에 시작된 듀엣 무대에서 임창정은 좀처럼 마이크를 넘기지 않으며 보는 이들에게 긴장감을 선사했다. 긴 기다림 끝에 공개된 ‘토론토 민국이’는 성숙하면서도 파워풀한 가창력을 지닌 실력자였고, 임창정은 그와 함께 아름다운 하모니로 명품 듀엣 무대를 완성했다.
마지막 순간에 도사 신공을 제대로 발휘하며 실력자 찾기에 성공한 임창정은 시즌2 최초로 실력자와의 듀엣 무대를 탄생시키며 보는 이들에게 격한 감동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무대에서 노래하길 꿈꿨을 실력자를 위해 노래의 후반부를 양보하며 그를 위한 무대를 만들어주었다. 가창력뿐만 아니라 예능감, 그리고 마음씀씀이마저도 ‘갓’ 경지에 오른 임창정의 진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시간이었다.
한편 '너목보2'는 직업과 나이, 노래 실력을 숨긴 미스터리 싱어 그룹에서 얼굴만 보고 실력자인지 음치인지를 가리는 대반전 음악 추리쇼 프로그램이다. 매주 목요일 저녁 9시 40분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너목보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