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백년손님’, 시청자 울린 마라도 장모의 눈물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0.30 06: 51

이렇게 돈독한 사돈 지간이 또 있을까. 마라도 해녀 장모 박순자 여사가 들려준 사돈에 대한 애틋한 진심이 스튜디오의 김원희를 비롯해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울렸다.
지난 29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자기야-백년손님’(이하 ‘백년손님’)에서 마라도 해녀 장모는 사위 박형일과 부산을 방문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두 사람은 2년 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사돈의 산소를 찾았다.
장모는 “죽기 전까지 식당 일을 도와줬다. 사돈이다 느껴지지 않았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사돈이 좋아하던 통닭을 사들고 산소를 찾은 장모는 “사돈님 쓰러질 적에 같이 나왔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큰 죄가 된 것 같아 이제까지 마음 놓지 못하고 살았다. 그게 한이 됐다”고 말하며 눈물을 쏟았다.

이후 장모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사돈님이 가게 일을 도와 배달 가던 길에 쓰러졌다. 가보니 눈도 안 뜨고 그냥 누워 있더라. 말도 못하게 후들후들 떨렸다”며 다시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마음이 다급해서 소리를 질렀다. 헬리콥터를 불러달라고 했는데 날씨가 안 좋아서 안 됐다. 그래서 여객선으로 모셨는데 육지로 같이 나가고 싶었지만 남편이 몸이 불편해서 같이 가질 못했다. 그래서 장례식도 못 갔다. 마지막 지키지 못해 늘 죄스러운 마음이었다”고 고백했다.
마냥 행복해 보이는 마라도 박서방네의 기구하고 한 많은 사연을 접한 MC 김원희와 패널들 역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참았던 눈물이 터져 버린 박형일은 어머니가 돌아가실 당시를 회상했다. 가슴이 꽉 막힌 것 같다고 고통을 호소한 어머니에 박형일은 응급실 대신 전문의 진료를 예약했다는 것. 하지만 어머니는 진료 전날 세상을 떠났고, 이 때문에 박형일은 “제가 일찍 모시고 병원 갔으면 더 오래 사실 수도 있었다”며 자신을 원망했다.
그가 지금 가장 듣고 싶은 단 하나의 말은 어머니의 “형일아”였다. 다시는 들을 수 없는 말이기에 더 간절한 마음에 일순간 스튜디오는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사돈 지간임에도 그 어떤 형제 자매보다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고 세상을 떠난 뒤에도 사돈을 잊지 않고 찾아가 눈물로 진심을 전하는 마라도 해녀 장모의 모습은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백년손님’은 최근 예능계에 만연한 자극적이고 억지스러운 웃음 코드 없이 프로그램 콘셉트에 충실한 방송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그야말로 ‘착한 예능’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프로그램인 것. 이날 방송 역시 장모와 사위의 관계를 재조명하는 동시에 가슴을 울리는 큰 감동을 전하며 ‘백년손님’이 왜 오랜 시간 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는지를 제대로 깨닫게 만들었다.
한편 이날 ‘백년손님’에는 배우 정경호, 김가연이 출연해 재치있는 입담으로 큰 웃음을 전했다. /parkjy@osen.co.kr
[사진] ‘백년손님’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