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톱4 안에 들지는 못했지만 클라라홍은 클라라홍대로 아름다웠다. 모든 것을 걸 만한 열정과 의지를 가졌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4명 안에 들지 못했으니 얼마나 속이 상하겠는가. 하지만 클라라홍은 "감사하고, 앞으로 좋은 음악을 만들어서 들려드리겠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오디션에서 우승을 차지해 가수로 데뷔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살얼음판을 딛는 듯한 불안감 속에 수개월 동안 엄청난 노력을 들여 데뷔 기회를 얻었다할지라도 빛을 보기 어렵다. 하지만 클라라홍은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하며, 아름다운 노래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물했다.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게 아닐까. 분명 다시 날아오를 것 같다.
클라라홍은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7'(이하 슈스케7)의 톱4를 가리는 무대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심사위원의 슈퍼세이브로 마틴스미스가 극적으로 기회를 얻은 가운데 클라라홍만 아쉽게도 무대를 떠나게 됐다. 이날 그는 윤종신 김범수 백지영 성시경에게 각각 83, 82, 80, 88점을 받았다.
임재범의 '비상'을 부른 클라라홍에게 윤종신은 "자기만의 소화법이 좋았으나 많이 불러보지 않은 느낌이 나 아쉽다"고 했고, 김범수는 "도입부가 100점이지만 곡에 자신을 맞추려다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백지영은 "초반부터 뮤지컬을 보는 듯한 분위기가 매력 있었지만 후렴구로 갈수록 익숙지 않은 음역대의 소화가 미흡했던 것 같다. 아직 사운드를 뚫고 나오지 못하는 느낌이어서 불안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성시경은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기 음악을 할 수 있는 클라라가 좋지만 경연이라는 점에서 아쉬웠다"고 분석했다.
앞서 클라라홍은 8월 20일 뉴욕 예선전에서 합격하며 경연을 시작했다. 미국판 '더 보이스'에서 퍼렐 윌리암스, 애덤 리바인으로부터 콜을 받은 바 있는 실력자 중의 실력자. 그녀의 매력은 인트로(intro)부터 노래의 분위기를 잡아 듣는 사람들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힘이다.
기존의 가수를 흉내내지도, 영향 받지도 않은, 오롯이 자기 이야기를 끌어내는 에너지가 있다는 것이다. 가수로서 대중을 홀릴 충분한 감성을 가졌다. 앞서 김범수가 "'슈스케'를 하면서 깊이 있는 뮤지션을 만나기 힘든데 걸출한 뮤지션이 탄생한 것 같다”고 평가한 것을 보면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클라라홍이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이제 첫걸음을 내디뎠다. 넘어야 할 산도 많지만 이제는 반드시 결실을 거둬야 할 차례다.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과 자신만의 정체성을 가슴에 새기고 지금처럼 나간다면, 클라라홍의 열정이 활짝 꽃피우게 될 것 같다. 비록 '슈스케7'에서는 탈락했지만 가수로서 '비상'하길 기대해 본다./ purplish@osen.co.kr
[사진]‘슈스케7’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