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사람들의 이야기”..‘노량진역’ 봉태규, N포세대 위로할까[종합]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10.30 15: 13

노량진에서 4년째 시험공부 중인 한 남자와, 어느날 그의 곁에 불쑥 찾아와 그를 흔드는 한 여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꿈의 무덤'으로 불리는 익숙한 장소, 노량진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이 드라마는 여타 드라마보다 현실에 발 붙힌 이야기로 시청자를 강력하게 끌어당길 전망이다. 
KBS 2TV 드라마스페셜 2015 시즌3의 두 번째 작품 ‘노량진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의 제작발표회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이재훈PD, 김양기 작가, 봉태규, 하승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이재훈PD는 “노량진은 시험 준비를 하는, 스쳐 가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스쳐 지나가는 공간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 기차가 노량진역에 서지 않지만, 특수한 지역명이 들어가는 것은 메타포라고 생각했다”며 “드라마를 하면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젊은 친구들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담고 싶었다. 자칫 이게 어설픈 위로라고 생각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특히 이 작품은 김양기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이 녹아있는 작품으로, 보다 현실감 있는 이야기가 그려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김 작가는 “나도 노량진에서 3년 정도 공부했다. 주인공처럼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고 회사에 갔다가, 현재 작가가 됐다”며 “노량진은 하나의 폭포가 아닐까. 수험생은 폭포 밑에 있는 잉어처럼 위로 올라가고 싶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노량진역은 깊이만큼 뜨거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봉태규는 극중 아버지의 소원인 남들만큼 살기 위해 노량진에 입성한 지 4년째인 모희준 역을 맡았다. 모희준은 1점이 모자라 지방직 공무원 시험에서 떨어지고, 다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다.
봉태규는 “이번에 노량진에서 촬영하면서 수험생들을 봤는데 굉장히 바빠 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뛰기 직전의 속도로 걷는다. 멈춰있는 분들은 고개를 들고 있는 분이 없다. 뭔가 보고 있다”며 “배우 쪽도 치열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와는 다른 치열함을 봤다. 숙연해지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하면서 허투루 하거나, 내가 가진 감정에 휘둘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해 3년 만에 단막극으로 복귀한 그의 남다른 각오를 엿보게 했다. 
그런 수험생들에 비해 보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이미지의 기계체조 선수. 하지만 은퇴한 상태인 장유하 역할을 맡은 하승리는 아역 연기자로 데뷔해 16년 만에 성인 역할 첫 주연을 맡은 것에 대해 “딱히 주·조연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고, 편안하고 재밌게 연기했다”며 “16년 동안 중간에 작품이 없을 때도 있었다. 내가 이 일을 좋아하는지, 잘하는지 생각을 해봤다. 그런데 자라면서 일이 없어지니까 사람이 우울해졌다. 그런데 일을 하게 됐을 때 어머니가 ‘일이 있을 때와 없을 때 표정이 다르다’고 했다. 그 뒤로 계속 이 길을 가기로 했다”고 자신의 치열함에 관해 설명했다. 
이처럼 노량진을 배경으로 N포세대의 치열함과 고민을 현실감 있게 담아내며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담아낼 ‘노량진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는 쳇바퀴 같은 삶을 반복하던 희준의 막막한 현실과 동화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유하의 순수함이 맞닿는 지점에서 따뜻한 울림을 전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오는 31일 밤 11시 50분에 방송된다./jykwon@osen.co.kr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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