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데이 혜리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응답하라 1988'의 주연을 맡은 그녀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이 우려 섞인 시선으로 지켜본 가운데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고 볼 수 있다. 살짝 공개된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이 혜리의 연기를 칭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부터 꾸준히 연기에 도전장을 내밀며 문을 두드려온 노력 덕분이란 진단이다. 그러나 일부 반대 여론은 혜리가 앞으로 잠재워야 할 큰 숙제다.
지난 30일 오후 특별 방송된 tvN 새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시청지도서'(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이하 응팔)는 '응팔'을 한 주 앞당겨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당대 최고 인기가수 이문세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된 '응팔'은 시청 전 반드시 알아야 하는 그 시절의 영웅과 사건 사고를 중심으로 소개한 뒤 배우들의 캐스팅 과정을 보여줬다. 제작진은 누가 어떻게 캐스팅된 것인지 호기심을 자극하며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혜리는 제작진과의 첫 미팅에서 "원래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다"는 속내를 솔직하게 밝혔다. 캐스팅이 결정되고 대본을 받아든 혜리는 입에 붙지 않는 대사를 지속적으로 연습했고, 캐릭터에 맞춰 촌스럽게 머리를 자른 모습으로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이날 만큼은 걸스데이 혜리가 아닌 신인 배우 이혜리로 보였다.
혜리는 1988년도 서울 쌍문동 한 골목에 사는 다섯 가족들의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을 표방한 '응팔'에서 성동일의 딸 덕선을 연기하는데, 덕선은 공부보다 외모에 더 관심이 많은 쌍문고 2학년 여고생이다. 특별히 공부를 못하는 대가리란 뜻을 지닌 특공대라는 별명을 지녀 웃음을 안겼다. 예쁘게 보이려하지 않고 표정 하나까지도 몰입하게 만드는 혜리의 연기가 웃음을 자아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철저하게 망가질지 쉽게 예상할 수 없게 만들었다.
혜리는 지난 2012년 드라마 '맛있는 인생'을 시작으로 '선암여고 탐정단' '하이드 지킬, 나'에 출연하며 연기자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이번 드라마의 성패 여부에 따라 배우로서도 인정받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전히 걸그룹 출신이라는 선입견과 편견이 존재하지만 자신만의 사랑스러운 애교와 귀여운 외모, 배우로 변신하기 위한 노력이 냉담한 대중의 마음을 돌려놓을지 주목된다. '응팔'은 11월 6일 오후 7시 50분 첫 방송된다. / purplish@osen.co.kr
[사진]'응답하라 1988 시청지도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