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나혼자산다' 황재근, 쨍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10.31 06: 50

늘 하이톤의 웃음소리로 밝고 유쾌한 에너지를 전달하는 황재근에게 이런 슬픔과 고충이 있으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세계 3대 패션스쿨로 손꼽히는 명문학교를 한국인 최초로 졸업한 것도 모자라 패션 서바이벌에서 우승까지 거머쥔 능력자. 일상조차도 화려할 것만 같은 패션 디자이너 황재근의 삶은 모두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난 3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최근 ‘복면가왕’의 가면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그의 싱글 라이프가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황재근의 집은 황학동에 위치한 작은 오피스텔이었다. 최근 예능계에서 종횡무진으로 활약하고 있는데다 자신의 패션 브랜드까지 가지고 있는 그이기에 아담하면서도 소박해 보이는 집에 이를 지켜보던 무지개 회원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받은 상금 모두를 브랜드 출시를 위해 썼다고 설명한 그는 아침부터 대출금 상환 독촉 전화를 받으며 한숨을 쉬었다. 회사 창업을 위해 옷에 관련된 일을 닥치는 대로 하며 자금을 마련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어려워 대출을 받았고, 어렵게 마련한 돈으로 남성복 브랜드를 시작했지만 예상만큼 성과를 볼 수 없었던 탓에 황재근은 “상황이 썩 좋지는 않다”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그는 ‘복면가왕’ 가면 제작을 제안 받았을 당시에도 재료비가 없어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제작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일을 의뢰해 준 방송국에 찾아갈 차비조차 없었던 그는 직원들에게 월급도 제때 주지 못해 마음고생을 했고, 현재도 빚을 갚아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힘든 상황 속에서도 황재근은 빚이라는 구멍을 메운 후 주변의 디자이너 동료들처럼 옷을 다시 만들고 쇼를 하고 싶단 꿈을 잃지 않았다.
스스로를 디자이너로서 아주 유명하지도 않고, 많은 컬렉션을 한 디자이너도 아니라고 말하는 그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재근은 자신의 디자인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옷을 만드는 작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매무새를 맞춰야 하는 디자이너로서 황재근은 가면도 착장의 일부로 생각하며 작업에 완벽을 기했고, “완벽하려 해도 완벽할 수 없기에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는 말로 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열정을 대변했다.
이렇듯 매사에 완벽을 추구하며 완성된 작업물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황재근이 현재 예능계에서 종횡무진 활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갑작스런 스포트라이트엔 당연하듯 시기와 질투가 따라왔다. 초창기 ‘복면가왕’을 보고 가면을 칭찬하던 사람들은 이제 황재근에게 쇼는 안 하고 행사, 방송만 하냐고 비아냥댔다. 이에 그는 예능인도 아닌 자신이 디자이너로서 계속 방송에 나온다는 것이 본업에 집중하고 있는 디자이너의 눈에 무늬만 디자이너로 비치진 않을까 걱정스러워했다. 이런 황재근에게 무지개 회원들은 경험에서 비롯된 진심어린 격려로 그에게 힘을 북돋아주었다.
황재근에게 있어 삶의 원동력은 역시 패션이었고, 디자인이었다. 죽을 만큼 힘들게 공부한 기억을 떠올리면 못할 게 없을 것 같다는 그는 다시 디자인으로 일어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옷에 국한되는 디자인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그의 인생에 쨍하고 해 뜰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한편 '나 혼자 산다'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된다. / nim0821@osen.co.kr
[사진] '나 혼자 산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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