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공부 못하는 대가리, 줄여서 ‘특공대’란다. tvN 새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에서 혜리가 맡은 역할이다. 공부보다 외모에 더 관심이 많은 쌍문고 2학년 여고생, 성동일의 딸 ‘덕선’이 혜리가 연기해야할 캐릭터다. 과연 혜리는 덕선을 맛깔나게 소화해낼 수 있을까.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그를 향한 기대와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적지는 않지만.
‘응팔’을 향한 기대와 관심, 그리고 우려의 반은 혜리를 향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이 드라마의 여 주인공을 꿰차는 순간, 아니 그 전에 혜리가 물망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부터 일부의 우려 섞인 반응이 꾸준하게 지속됐다. 긍정적인 것은 덕분에 이 드라마와 혜리에 대한 관심도와 집중도가 높아졌다는 것인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시점에서 혜리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가 관건이자, 승부처다.
앞서 방송된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에서 여 주인공인 정은지와 고아라가 맹활약하며 프로그램의 흥행을 이끈 바. 혜리의 어깨는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는 정은지와 고아라를 잡고 전작을 넘어 ‘응팔’을 성공가도에 올려놓을 수 있을까.
일단 지난 30일 방송된 ‘응답하라 1988’ 0회를 보면 전망은 긍정적이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임에도 이미 시청률은 3%에 육박했다. 커다란 관심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대목. 게다가 여기서 혜리가 보여준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다.
이날 혜리는 제작진과의 첫 미팅에서 “원래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다”는 속내를 솔직하게 밝혔다. 캐스팅이 결정되고 대본을 받아든 혜리는 입에 붙지 않는 대사를 지속적으로 연습했고, 캐릭터에 맞춰 촌스럽게 머리를 자른 모습으로 연기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살짝 공개된 연기 장면에서는 예쁘게 보이려는 노력 없이 연기에 흠뻑 빠져든 모습으로 시선을 끌기도 했다. 망가짐도 불사하는 모습은 앞으로 그가 보여줄 연기에 대한 기대를 심어주기에도 충분했다.
그간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의 꿈을 키워온 성과라고 볼 수 있다. 혜리는 지난 2012년 드라마 ‘맛있는 인생’을 시작으로 JTBC ‘선암여고 탐정단’, SBS ‘하이드 지킬, 나’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의 꿈을 키워왔다. 그러면서 내공이 생겨난 모양새다.
이제껏 수많은 캐스팅 우려가 방송에서 그 배우가 보여준 연기력으로 모두 깨끗하게 씻겨나간 것처럼 혜리가 지금의 우려에 쉬이 흔들리지 않고 연기에만 오롯이 집중해 작품을 통해 말하는 수밖에 없다. 연기 경험이 전무했던 정은지도 드라마를 통해 연기력을 입증하며 논란을 잠재운 바다.
혜리는 이번 드라마의 성패 여부에 따라 배우로서도 인정받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과연 ‘걸그룹 출신’ 딱지를 당당하게 떼고 배우로 우뚝 설 수 있을까. 0회에서 보여준 가능성을 봤을 때 전망은 비교적 밝은 편이다./joonamana@osen.co.kr
[사진] '응답하라 1988'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