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tvN 인기 드라마 시리즈 '응답하라'의 새 시즌, '응답하라 1988'이 돌아온다. 이번에는 1988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는 이 드라마는 전작이 그랬듯, 모두가 기억하는 사건을 주요 소재로 녹여내며 공감대와 함께 추억을 상기시킬 예정이다.
지난 2012년 방송된 '응답하라 1997'에서는 H.O.T의 열성팬인 성시원(정은지 분)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팬덤 문화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당시는 2세대 아이돌 그룹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십대 문화의 황금기. H.O.T 토니를 좋아하는 시원을 중심으로 우정과 사랑을 나눈 청춘들의 이야기는 공감과 즐거움을 주며 '응답하라 1997'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데 일조했다.
이어 2013년 방송된 '응답하라 1994'에서는 보다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굵직한 사건들이 주인공들의 인생에 영향을 끼쳤다. 1995년 발생한 국내 최악의 인재 사건인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드라마의 전면에 등장했던 것. 성나정(고아라 분)과 칠봉(유연석 분)이 삼풍백화점에서 만나기로 한 날 발생한 이 사건은 시청자들에게도 당시 충격적인 기억을 떠올리게 하며 발을 동동구르는 드라마의 주인공들과 함께 울고 웃게 했다.
또 나정이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지만, IMF 사태로 회사가 부도처리, 합격이 끝내 불발되고 쓰레기(정우 분)와의 결혼마저 포기하는 N포 세대의 시작을 보여주며 공감대를 높였다. 국가부도라는 위기 상황 속에 취업을 위해 결혼을 미루는 나정의 힘겨운 선택은 IMF 세대의 공감대를 떠올리며 드라마의 러브라인까지 탄탄하게 끌어갔다. 우울한 사건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응답하라 1944'의 나정은 농구 광팬. 현재 아이돌 인기를 뛰어넘는 1994 농구대잔치의 모습이 역동적으로 그려지면서 활기찬 분위기를 완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응답하라' 시리즈는 H.O.T 팬클럽과 젝스키스 팬클럽 전설의 패싸움 사건 등 일부 시청층이 기억하고 소비하는 추억으로 단단한 팬덤을 완성한 후, 모든 시청자의 뇌리에 뚜렷하게 남아있는 비통하고 무거운 사건을 겪어내며 그럼에도 행복하게 삶을 살아가는 소시민들을 따뜻하게 그려내 더욱 폭넓은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1988년을 배경으로 하는 '응답하라 1988'에는 서울 올림픽이 등장할 예정이다. 각종 사건 사고 속에서도 전 세계인의 관심 속에 화려하게 막을 내린 서울 올림픽. 한국은 금메달 1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1개로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4위를 기록했다. 또 고속 성장 속에서 국민이 저항과 타협을 겪은 이야기도 주요하게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전두환과 노태우 정권은 국민의 정치의식을 호도하고, 민주화 열기를 억압하기 위해 올림픽을 정략적으로 이용, 이에 광범위한 국민의 반대시위가 전개되기도 했다.
'응팔'은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가진 것 없어도 이웃을 돌아보는 넉넉한 마음을 조명한다고 밝혔다. '응팔'은 1988년도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 골목에 사는 다섯 가족의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이다. 11월 6일 오후 7시 50분 첫방송 된다./jykwon@osen.co.kr
[사진]'응답하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