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과 유해진을 '만재도 부부'라 칭한다. 두 사람은 만재도에서 처음 만나 '세끼 하우스'를 꾸렸는데 요리, 낚시, 집안 꾸미기, 손님 맞이, 만담 등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어찌나 재미있게 만드는지 바라보고 있으면 순식간에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연기자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지만 서로 다른 환경에서, 각기 다른 가치관으로 수 십년을 살아온 두 사람이 마치 하루 아침에 잃어버린 '반쪽'을 찾은 듯 쿵짝이 잘 맞아 신통방통하기만 하다.
요즘 가장 핫한 tvN 예능 '삼시세끼'는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지난 30일 4회는 평균 13.6%, 최고 15.4%(닐슨코리아 제공)로 4주 연속 케이블, 종편, 지상파를 통틀어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이게 바로 차승원과 유해진의 케미스트리 덕분이 아닐까.
'차줌마'는 한 끼 먹을 요리를 정성껏 만들고, '참바다'는 집 안에 꼭 필요한 잡일을 도맡아서 하니 천생연분이 따로 없다. 두 사람이 캐릭터가 비슷했다면 부딪힐 때도 있을 터인데 각자 할 일이 따로 있고, 자신과 다른 상대방을 이해하며 잘 알기 때문에 싸움으로 번질 일도 없다.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고 시간도 아낄 수 있는 최고의 조합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굳이 말로 하지 않고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담겨 보는 재미를 높였다.
차승원이 김치찌개를 끓이며 "양념이 뭐 있나 정성만 있으면 된다"고 하자, 유해진은 "하여튼간 정성이지. 지난 번에는 맹물로도 끓였잖아, 정성만 넣고"라고 받아쳐 웃음을 유발했다. 이어 손호준이 닭에게 메추리 사료를 주자, 갑자기 콩트 연기를 시작했다. 닭이 알을 이상하게 낳는 거 아니냐고 수다를 떨더니 서로 알을 낳자고 되받아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두 사람은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터지는 경지에 올랐다.
유해진은 차승원의 심리를 정확하게 꿰고 있는 듯하다. 앞서 박형식에게는 "장담컨대 너 곧 부른다"고 예언했다. 타이밍이 있느냐는 질문에 유해진은 "(차승원이)저렇게 부산떨고 그러면 부를 때가 됐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때 마침 유해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부엌에서는 박형식을 찾는 목소리가 들렸다.
본인들도 잘 알고 있듯이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기 때문에 서로 맞추기 힘들었을 수 있겠으나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로 모든 것을 '극뽁'했다. 인간적이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차승원과 유해진이 무엇을 하든 함께하기에 아름답다./ purplish@osen.co.kr
[사진]'삼시세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