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전문배우라는 독특한 별명의 소유자, 김갑수가 이번에도 위태롭다. 그는 부쩍 수척해진 얼굴로 극에 등장하더니 결국 가족 앞에서 쓰러진 것. 갑자기 정신을 잃은 김갑수가 이번에도 사망으로 극의 이야기를 끌어갈지 궁금증을 유발했다.
지난 31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에서는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진 동출(김갑수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동출은 집안의 가장으로 돈을 벌기 위해 반찬가게와 편의점 알바를 병행했던 상황. 그는 피곤한 표정을 여러 번 짓더니, 가족 앞에서 쓰러져 산옥(고두심 분)과 진애(유진 분), 훈재(이상우 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동출이 쓰러지면서 영선(김미숙 분)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 데이트를 잡았던 훈재는 그 약속에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영선은 이로 인해 진애를 더욱 오해할 것으로 전망돼, 훈재와 진애의 애정전선에 또 한 번 먹구름이 낄 것으로 보여 긴장감을 높였다.
또 동출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연애 때문에 인생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형순(최태준 분)도 더욱 힘들어 질 것으로 예상됐다. 동출은 부잣집 딸인 채리(조보아 분)와 교제하는 데, 그의 아버지 철웅(송승환 분)의 반대로 힘들어진 상황.
이에 동출은 산옥과 결혼할 당시 그의 사촌 오빠들에게 멍석말이 당해 허리가 좋지 않다는 경험담을 전하며 아들을 위로하는 따뜻한 인물이다. 또 훈재와 진애의 연애도 강력하게 지지해주는 그가 자리에 누우면서 산옥씨네 가족의 밝고 소소한 분위기가 급변할지 관심이 쏠렸다.
김갑수는 그가 출연하는 거의 모든 극에서 사망했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극의 주요한 흐름을 책임져왔다. 김갑수는 드라마 ‘미세스캅’, ‘블러드’, ‘신데렐라 언니’, ‘즐거운 나의 집’, ‘추노’, ‘아이리스’ 등 10편이 넘는 작품에서 일찍 죽는 역할을 맡아 단명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었던 것. 이에 대해 김갑수는 극에서 캐릭터가 죽는 것은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라는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특히나 주말 가족극에서 아버지의 사망이라는 설정이 등장한다면 강력한 충격과 울림을 안길 것이 자명하다. 현재까지 김갑수의 캐릭터가 죽음에 이르게 될지는 모르는 상황. 하지만 김갑수가 다양한 작품에서 발휘해온 영향력이 막대하므로, 그가 잠시 휘청거리기만 했을 뿐인데도 시청자들은 그의 이야기에 오롯이 몰입하게 됐다. 김갑수가 이번 드라마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부탁해요 엄마’는 세상에 다시없는 앙숙 모녀를 통해 징글징글하면서도 짠한 모녀간 애증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jykwon@osen.co.kr
[사진]‘부탁해요 엄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