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청춘익스프레스’ 초심으로 돌아간 정찬민을 기대해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11.01 08: 11

“고객님 당황하셨어요?”라는 2013년 최고의 유행어로 단번에 ‘개그콘서트’의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화제의 주인공이 됐던 개그맨 정찬민. 그런 그가 그동안 살아왔던 집을 떠나 고시원으로 향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지난 3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새 예능프로그램 ‘청춘 익스프레스’에서는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사를 결심한 개그맨 정찬민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공개된 정찬민의 집은 쓰레기장을 연상시켰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풍겨오는 악취에 이사 견적을 내기 위해 방문한 윤다훈, 성규, 수빈을 뒷걸음질 치게 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거실로 들어서자 집안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온통 쓰레기가 가득 차 있었고, 쓰레기봉투에 빨래가 담겨있는 것부터 시작해 오래된 음식물에는 초파리가 들끓었다. 본격적인 이사 날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마스크와 장갑까지 착용하며 완전 무장한 ‘청춘 익스프레스’ 멤버들이 쓰레기와 사투를 벌이는 사이, 정찬민이 모습을 드러냈다. 경악할 만한 수준의 집 상태에 윤다훈이 잔소리를 시작하자 정찬민은 불안정한 생활로 인한 잦은 이사 때문에 짐을 제대로 풀지 않고 살았다며 바빠서 집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2008년, 고향인 통영을 떠나 서울로 올라온 정찬민은 개그맨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돌잔치 등의 이벤트 MC, 홈쇼핑 광고, 드라마 엑스트라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렵게 생계를 유지해왔다고 전했다. 그렇게 힘든 서울 생활을 버티며 개그맨이 된 그는 2013년 개그콘서트의 ‘황해’라는 코너에서 보이스피싱을 하는 조선족 신입이로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코너가 끝난 뒤 정찬민은 뜻하지 않게 개그콘서트를 1년이나 쉬게 됐고, 얼마 전에 들어간 코너도 막을 내리는 등 개그맨으로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정찬민은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서울에 와서 처음 살던 고시원으로 돌아가겠다는 결심을 했다.
성공에 도취했던 때를 지나 8년 전 그 때 그 마음을 찾기 위해 다시 고시원으로 돌아가기 전, 정찬민은 짐이 모두 빠져나간 텅 빈 집에서 말끔한 정장으로 옷을 갈아입고 그만의 작은 의식을 치렀다. 그가 집안 곳곳을 둘러보며 정든 집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동안 어디선가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건 바로 다섯 살 정찬민에게 개그맨의 꿈을 갖게 해준 대선배 이홍렬의 영상편지였다. 자신과의 인연으로 개그맨의 꿈을 키워 온 그에게 이홍렬은 “아이디어를 짜낼 수 있는 바탕인 공부 게을리 하지 말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해서 멋진 개그맨이 되길 바란다”며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고, 정찬민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열정 하나로 힘든 시간을 버티고 도전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정찬민에게 찾아온 너무 빠른 성공은 독이었던 것일까. 고시원을 벗어나 8평 남짓한 자신만의 보금자리에서 열정을 잃고 나태와 허세에 젖어있었던 시간. 하지만 그런 시간들이 이제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을 향한 밑거름이 됐다. 잔뜩 움츠려 있었던 만큼 높이 도약할 일만 남은 정찬민의 앞날을 응원해본다.
한편 ‘청춘 익스프레스’는 연예인들이 직접 이사현장을 찾아가는 ‘리얼 버라이어티’와 비밀스러운 이삿짐센터를 소재로 한 ‘시트콤’이 결합된 신개념 예능 프로그램. 총 3부작으로 구성되어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35분에 방송된다. / nim0821@osen.co.kr
[사진] ‘청춘 익스프레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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