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품을 떠나 프리를 선언, 모두를 놀래켰던 김일중 아나운서가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6'를 만나면서 확실한 시너지 효과를 낸 모양새다. 풍자를 전면에 내세운 '글로벌 위켄드 와이'의 스페셜 앵커 역할로서다.
김일중은 지난 31일 방송된 'SNL코리아6'의 마지막 코너인 '글로벌 위켄드 와이'의 진행자로 모습을 드러냈다. "S본부에서도 뉴스를 못했는데, 여기에서 하게 됐다"는 'SNL코리아' 식 '셀프디스'로 첫 포문을 열었다.
또한 최근 SBS 라디오 가을개편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회사니까 그렇게 밀어준 건데 나가보면 얼마나 피바람과 태풍이 몰아치는 사회인지 알게 될 것"이라는 김지선의 발언을 "나가서 피바람이 분다고들 하지만 저는 벌써 자리를 잡았다. 여기 의자 좋다"며 맞받아치는 여유도 내비쳤다. 생방송이기에 가능한, 시의성 짙은 멘트다.
하지만 김일중은 이내 초조한 모습으로 "이렇게 반응이 좋지 않으면 저 다음주에 못 나온다. 지금 한 푼이 급하다"는 말로 '웃픈' 상황을 연출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딱 2주간의 출연이 예정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앞서 '위켄드 업데이트'로 시작해 장진 감독, 김일중 전 앵커 등 비(非) 연예인을 진행자로 내세워 '여의도 텔레토비' 등의 VCR 콩트로 날카로운 풍자를 선보여 호응을 얻었던 초반과 달리 유희열, 김준현 등 연예인 크루가 바통을 이어받으며 풍자의 날이 상대적으로 무뎌졌던 게 사실.
때문에 비록 2주간의 스페셜 MC지만 김일중의 '글로벌 위켄드 와이' 투입은 그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당초 SBS에서 10여년간 아나운서를 소화했던 김일중은 축적된 신뢰도로 인해, 국내외 이슈들에 대해 날카로운 일침을 가하는 게 연예인에 비해 부담없이 자연스럽다. 게다가 이미 SBS 시절부터 여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예능감도 검증된 만큼 웃음을 완전히 배제할 수 만은 없는 'SNL코리아'의 한 코너 진행자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
첫 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다. 첫 진행에 과도하게 떨려하는 모습의 연출, 혹은 각국 특파원 위주로 분위기가 흘러가는 기존 코너의 콘셉트는 그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제한시켰던 게 사실. 다만 1주일 뒤 아직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았다는 건 그에게 분명한 기회다. '방송인' 김일중이 2주간의 평가 기간을 넘어서, 제작진과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고정투입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gato@osen.co.kr
[사진] 'SNL코리아6'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