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KBS에서 활약하고 있는 두 화석(?) 김준호와 김종민이 여전한 예능감으로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을 빛냈다. 김준호가 재치 넘치는 멘트로 웃음의 포인트를 잡아낸다면, 김종민은 여전히 순박하면서도 일관된 매력으로 보는 이들을 웃게 하는 식이다.
김준호와 김종민은 지난 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에서 웃음을 빵빵 터뜨리는 콤비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날 김준호는 저녁식사 미션인 '고래 사냥'에서부터 힘 센 데프콘과 입수가 불가피한 마지막 2인으로 활약해 웃음을 줬다. 그는 데프콘과의 일대일 대결을 피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으나, 끝내 대결을 하게 됐고, 경쟁에서 패배해 '마음 속에 있는 돌고래'를 몸소 보여줘야하는 벌칙을 받았다. 마치 돌고래가 된 듯 물 위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김준호의 모습은 큰 웃음을 자아냈다.
김종민은 어설픈 연기로 웃음을 줬다. 식사 재료 선택에서 멤버들은 팀과 상관없이 계속해 마늘이나 상추 같은 재료를 선택하며 안타까움을 줬다. 이 같은 불운(?)을 주도한 이가 바로 김종민이었다. 이미 이런 식의 게임에 익숙한 '1박2일' 장수 멤버 김종민은 상대편 멤버가 음식을 선택할 때면 어설픈 '발연기'로 이들을 교란시켰다. 멤버들은 "안 속는다"면서도 김종민의 연기로 음식의 종류를 판명하려하다 쓴맛을 봐 웃음을 줬다.
결국 고기를 한 번이라도 얻은 팀은 배우팀(김준호, 김주혁, 차태현)이었지만, 반배우팀(김종민, 데프콘, 정준영)이나 배우팀 모두 마늘구이와 상추구이가 대부분인 식사를 하게 됐다. 유호진PD가 "이 정도의 불운이면 예술의 경지가 아닌가"라고 감탄할 정도.
김준호와 김종민의 활약이 가장 돋보였던 미션은 잠자리 복불복이었다. 99초 안에 다섯 편의 영화 속 장면에서 따온 액션을 완성해야 하는 미션에 멤버들은 계속해 실수를 하며 실패를 면치 못했다. 주어진 기회는 단 10번.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서 따 온, 사이다 한 잔 원샷하기, '타짜'에서 착안한 방석 밑장 빼기,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따 온 쌍절곤으로 캔 치기, '방자전'에서 따 온 멤버 업고 지압판 건너기, '괴물'에서 착안한 화살 과녁 맞추기 등이 미션을 놓고 멤버들은 사투를 벌였다.
김준호와 김종민은 멤버를 업고 지압판을 걸어야 하는 네 번째 미션에 함께 도전했다. 김종민은 김준호를 업은 채 따가운 지압판을 걸어야했고, 김준호는 업힌 상태에서 아이스크림 하나를 다 먹어야 했다. 김준호는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은 채 고통스러워하며 화살을 쏘는 다음주자에게 "달돔따(잘 좀 쏴)", "암마텨따나(안 맞았잖아!)", "마츄단마댜!!(맞추란 말이야)"라고 입이 마비된 듯 과장된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또 김종민은 화살 쏘기에서 의외의 실력을 보여줘 멤버들의 환호성을 끌어냈는데, 실제 도전에서는 실수를 하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 늘 '바보' 이미지로 어수룩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반전 능력은 지켜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주기 충분했다.
김준호와 김종민, 두 사람은 모두 KBS 예능프로그램에서 오랫동안 활약해 온 터줏대감이다. 특히 김종민의 경우에는 2007년 시작한 '1박2일 시즌1'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멤버이기에 '화석'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KBS 예능국에서의 '화석'으로 치자면 김준호도 만만치 않다. 1999년에 시작했던 '개그콘서트'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예능국을 지키고 있는 공채 출신 개그맨이기 때문. 이 화석들이 이처럼 든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1박2일'은 당분간 웃음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eujenej@osen.co.kr
[사진] '1박2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