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부의 멜로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능가할 정도다. 부부였던 과거를 아직까지 모르는 두 사람은 이어질 수 없는 자신들의 관계에 가슴 아파하고 있다. 끌리는 마음이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서로의 손을 놓아야 하는 두 사람이 어떤 결실을 맺게 될지 기대감을 모은다.
지난 1일 오후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 연출 최문석)에서는 해강(김현주 분)가 죽고, 자신의 앞에 있는 아내를 닮은 여인이 아내가 아니라고 생각해 밀어내는 진언(지진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진언은 천년제약 앞에서 1인 시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해강을 발견, 차로 그의 뒤를 따라갔다. 그러다 해강은 차에 타고 있는 진언을 보게 됐고,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면도 했네요. 잠도 자고요? 밥은 먹어요?"라고 힘겹게 묻는 해강에게 진언은 "먹을게요. 밥도. 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이제"라고 짧게 대답하며 애써 해강과 거리를 두려했다. 이미 진언을 사랑하게 된 해강은 "밥 같이 먹자고 하면 먹을래요?"라고 물었지만, 진언은 침묵으로 거절을 표했다.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에 대해 애정을 느꼈지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멀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좀처럼 벌어질 수 없는 것이 해강과 진언의 사이였다. 백석(이규한 분)과 술을 마시던 해강은 백석이 잠시 부재한 사이 진언에게 전화를 걸었고, 망설이던 진언은 결국 해강에게 달려갔다. 사무실 책상에 엎드려 잠을 청한 해강을 그냥 둘 수 없었던 진언은 해강에게 자신의 옷을 걸쳐준 채 맞은 편에 엎드려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날, 눈을 뜬 해강은 자신의 앞에 잠들어 있는 진언의 모습에 눈물을 뚝뚝 흘렸다. 다급히 나가려는 진언에게 해강은 "두려워서. 두려워서 울었다. 당신을 사랑하게 될까봐 두려워서. 이미 사랑하고 있는 게 아닌가 두려워서. 당신이 두려워서"라고 사랑을 고백했다. 이미 해강을 용기(김현주 분)이라고 생각하는 진언은 애써 그의 고백을 뒤로 한 채 "기억을 찾았으면 하는데, 기억이 돌아왔으면 하는데, 찾아볼래요? 나랑 같이"라고 물을 뿐이었다. 그의 말에 해강은 대답하지 않았고, 그렇게 둘은 또 다시 헤어졌다.
부부 사이임에도 진언과 해강이 함께 할 수 없는 이유는 해강의 기억상실 때문이다. 인연이기에, 마음이 서로를 알아보지만 현실적으로 제약이 있는 둘은 마치 이뤄질 수 없는 비극적인 소설 속 연인들 같았다.
다행인 것은 이 같은 엇갈림도 끝이 보인다는 점이다. 진언은 설리에게 "먼길을 돌고 돌아 아내를 잃고 나서야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내가 놓을 수 없는 게 뭔지 깨달았다. 널 지켜주고 싶었고, 나를 지키고 싶었다. 아내만 없으면 다시 내 인생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 아내 옆에 있고 싶다. 이제라도 놓고 싶지 않다. 미안하다"고 말하며 이별을 선언했다. 또 아내 해강이 쌍둥인 사실 뿐 아니라 그의 유골함이 비어있다는 것을 확인, 해강이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해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과연 이 부부는 다시 한 번 만나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애인있어요' 기억을 잃은 여자가 죽도록 증오했던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와 절망의 끝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한 극과 극 쌍둥이 자매의 파란만장 인생 리셋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방송. /eujenej@osen.co.kr
[사진]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