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유재석”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런닝맨’ 녹화장을 찾은 손님들 한 명씩 악수를 하며 반기는 것은 물론 인터뷰 하나하나 다 살리는 것을 보면 혀를 내두르게 된다. 국민MC라는 수식어는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새삼 깨닫게 한 진행 능력이었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에서 멤버들은 대형 체육관에서 김기태, 이원희, 노지심, 정두홍, 태미를 대표로 하는 씨름, 유도, 레슬링, 무술, 태권도 선수단 100인의 ‘히어로즈’ 팀과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날 제작진은 멤버들에게 “6시간 뒤 이 분들과 이름표 떼기를 한다”며 “이들과대적할 93명의 손님을 직접 초대해 100명의 런닝맨을 완성해라. 초대해야 하는 93명의 손님은 포털 사이트에 이름과 사진이 떠야 인정을 해주겠다”고 했다.
이에 멤버들은 직접 전화를 걸어 지인들을 급하게 섭외했다. 모든 인맥들이 총동원된 가운데 혹시나 지인들이 오지 않을까봐 하하는 싸움이 났다고 하기도 했고, 이광수는 아예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도 않았다. 또 송지효는 제작발표회를 간다는 이동욱에게 “나중에 가면 안 되냐”고 막무가내로 섭외를 하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렇게 멤버들의 전화를 받고 화정 체육관으로 모인 멤버들은 임형준, DJ펌킨, 영준, 오중석, 장정구, 황충재, 김기방, 이정, 샘 해밍턴, 유이, 현주엽, 허태희, 임주환, 고우리, 정태호, 이상민, 이상호, 뉴올, 산, 지인진, 마아성, 김광규, 왕배, 김준현, 양상국, 김수용, 심형탁, 김원효, 미노, 임슬옹, 윤박 등이었다.
손님들이 한 명씩 등장할 때마다 유재석은 반갑게 악수를 나누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개리가 DJ펌킨을 “온라인 세계에서는 이미 대세남이다. 각종 파티는 펌킨을 통해서 진행된다. ‘런닝맨’ 파티 펌킨에게 맡겨도 된다”고 하자 유재석은 “죄송한데 돌잔치도 해줄 수 있느냐”고 물어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유재석의 진행 능력은 분야를 막론하고 계속됐다. 물론 전혀 일면식이 없기도 해서 포털 사이트를 검색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긴 했지만 그는 최경호 복싱 프로모터와 복싱계의 전설 장정구, 황충재 전 권투선수는 물론 각종 뮤지션들과도 완벽히 소통하며 매끈한 진행 실력을 과시했다.
또 유재석은 전화 한 통만으로도 한달음에 달려와 준 손님들에게 “바쁘신데 우리 인연 때문에 오셨다. 모시고도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를 하면서도 20대 20 헤드스쿼시 게임이 끝난 뒤 2차로 손님들이 대거 등장하자 반가운 마음에 냉큼 달려가 환영을 하기도 했다. 반가움에 인사를 나누는 모습은 영락없는 동창회였다. 유재석은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도록 모두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도 맛깔스러운 질문과 리액션으로 유쾌함을 더했다. 본격적인 경기 전 친해질 사이도 없던 터라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질 수도 있었지만, 유재석은 이마저도 웃음 포인트로 활용해 감탄을 자아냈다.
현재까지 49명이 모인 가운데 유재석은 빈 자리를 캐치하며 “슬쩍슬쩍 갈 수 있다”며 “화장실 갈 때는 최소 5명이 모여서 가달라”고 농담을 해 어색한 분위기를 타파했다. 본격 대결을 앞두고 유재석은 긴급 작전 회의 시간에도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하며 멤버들을 이끌었다. 유재석이 왜 국민 MC라 불리는 지를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parkjy@osen.co.kr
[사진] ‘런닝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