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애인있어요’는 어떻게 명품 드라마가 됐나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1.02 11: 08

1시간이 마치 10분인 듯, 강렬한 흡인력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는 드라마, 바로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다. 50부작인 ‘애인있어요’는 지난 1일 20회 방송을 마쳤다. 처음엔 불륜이라는 소재 때문에 시청자들의 공분을 자아내기도 했던 ‘애인있어요’는 회를 거듭할수록 명품 드라마라는 평가를 얻으며 무한 지지를 받고 있다.
‘애인있어요’는 기억을 잃은 여자가 죽도록 증오했던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와 절망의 끝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한 극과 극 쌍둥이 자매의 파란만장 인생 리셋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큰 이야기 줄기는 극과 극의 삶을 살고 있는 도해강(김현주 분)과 독고용기(김현주 분)로 나뉜다. 두 사람은 어렸을 때 서로의 존재도 모른 채 헤어진 쌍둥이 자매로, 우연한 계기로 차가 바뀌면서 두 사람의 운명 역시 뒤바뀌게 됐다. 사고를 당하게 되면서 도해강은 기억을 잃고, 때마침 만나게 된 백석(이규한 분)의 오해로 독고용기가 되어 4년을 살게 됐다.

도해강은 대학 시절 열렬한 구애를 펼쳤던 남편 최진언(지진희 분)이 있었다. 물론 이혼을 했기 때문에 전 남편이다. 두 사람은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도해강이 점점 부와 명예에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흔들렸다. 최진언은 도해강 때문에 딸 은솔이 사고로 죽게 되자 더 이상 아내를 보며 웃을 수 없게 됐고, 때마침 강설리(박한별 분)가 등장해 구애를 하기 시작하자 이를 기회로 삼아 이혼을 하게 됐다.
분명 도해강의 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는 장면으로 시작된 ‘애인있어요’는 9회에 걸쳐 3개월 전 도해강과 독고용기의 삶과 감정들을 촘촘히 그러냈다. 이는 앞으로 펼쳐질 인물들의 변화를 보여주기 위한 초석이었다. 하지만 너무 길게 이어진 탓에 지루하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4년 후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하면서 시청자 반응 역시 완벽히 달라졌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최진언 역의 지진희를 향한 여성 시청자들의 180도 달라진 태도다. 불륜남이라는 이유로 무한 질타를 받던 지진희가 어느 새 잠도 못 잘 정도로 가슴 설레는 ‘멜로남’으로 변모한 것. 가뜩이나 연기 잘하는 배우로 정평이 나 있는 지진희와 김현주가 보여주는 애절한 멜로 연기는 매회 방송이 끝날 때마다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배유미 작가의 명대사와 CF를 연상케 하는 명장면들은 ‘애인있어요’의 또 다른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심장을 두드리며 매회 곱씹게 만드는 명대사는 배유미 작가의 전매특허로 여겨지고 있다. 또 멜로 드라마 연출에 일가견이 있는 최문석 PD의 연출력은 최진언과 도해강은 물론 백석과 강설리의 감정선까지 섬세하게 건드리며 눈 뗄 수 없는 흡인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회 방송에서는 시청자들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파격 전개로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최진언이 아내의 죽음을 알게 되면서 당분간은 실의에 빠져 있을 것이라 예상됐기 때문. 하지만 최진언이 강설리와 민태석(공형진 분)이 대화를 나눈 뒤 모습을 감춘 뒤 눈을 뜨고, 아내의 죽음과 관련된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회사로 출근하는 모습은 큰 재미를 동반, 앞으로의 극 전개를 더욱 기대케 만들었다. 여기에 4년 전 위기에서 빠져 나와 중국으로 향했던 진짜 독고용기가 민태석의 동생인 민규석(이재윤 분)을 만나러 한국으로 오게 되면서 감춰졌던 비밀들이 하나 둘 수면으로 올라오게 돼 극적 긴장감을 높였다.
최진언은 아내의 유골함이 비었음을 알게 됐고, “살아만 있어”라며 본격 도해강 찾기에 나설 예정이다. 그리고 독고용기로 살고 있는 도해강이 기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줄 생각이다. 그리고 백석에 이어 강설리까지 진짜 독고용기를 만나게 될 전망. 과연 백석이 도해강과 독고용기가 쌍둥이라는 사실을 최진언이나 도해강에게 밝히게 될 것인지가 관건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더욱 치밀하게 얽힐 네 사람의 관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된다. /parkjy@osen.co.kr
[사진]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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