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육룡’ 출연료 구멍 없다, 미친 연기 경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11.03 06: 59

‘육룡이 나르샤’는 김명민과 유아인의 드라마일까? 이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은 알고 있다. 허투루 넘길 인물들이 없다는 것. 등장하는 인물마다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심지어 엄청난 흡인력이 있다. 모두 다 주연인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풍성한 이야기와 구멍 없는 열연이 가진 힘이다.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유아인 분)을 중심으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을 다루는 드라마. 고려 말, 어지러운 세상을 뒤엎으려는 개혁파들의 이야기들이 현재 펼쳐지고 있다. 조선이라는 나라의 사상을 정립한 정도전(김명민 분), 그리고 든든한 뼈대를 완성한 이방원과 이성계(천호진 분)가 중심축이다. 또한 억압된 민초들의 한을 풀고자 하는 분이(신세경 분)와 땅새(변요한 분), 그리고 무휼(윤균상 분)이 가세했다.
이렇게 6명이 가진 이야기도 겹겹이 풀어나가야 하는데, 곁가지에 달린 열매들도 제법 튼실해 스쳐지나갈 수가 없다. 정도전과 정치 계략 싸움을 벌이는 이인겸(최종원 분), 길태미(박혁권 분), 홍인방(전노민 분) 등 고려 실세 3인방은 물론이고 이들과 협력하는 적룡스님(한상진 분), 최영(전국환 분)이 거미줄처럼 엮여 있어 갈등의 폭발력이 거세다. 지난 2일 방송된 9회만 봐도 정도전이 고려의 거악들을 하나 하나 제거하는데 있어서 기본 토대가 될 안변책이 도당에서 통과하기까지 숱한 정치 권력이 충돌하는 양상이었다.

고려라는 땅덩어리를 차지하기 위한 합종연횡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일단 정도전의 비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면서 안변책이 통과됐고, 도당 권력의 최고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새로운 판이 형성됐다. 하나의 계략이 완성되고 성공하며, 또 다른 전략을 짜기까지 이야기가 점층적으로 전개되고 있어 그 속에 포함된 인물들이 모두가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이인겸이 왜 길태미와 홍인방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가 뒤통수를 맞게 되는지, 길태미와 홍인방이 왜 정도전과 손을 잡았는지, 정도전은 왜 고려 패망의 원흉인 길태미와 홍인방과 연합했는지가 안변책 통과라는 하나의 사건 속에 녹아 있다.
‘육룡이 나르샤’가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조선 기틀을 세우는 여섯 명의 이야기 외에도 주변부의 갈등이 상당히 흥미로운 것도 이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단편적인 선과 악의 대립 구도를 띠면서도 그 속에 풍부한 이야기를 집어넣어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제작진의 기획의도가 잘 반영되고 있다. 배우들이 마치 연기 경연을 벌이듯 열연을 쏟아내는 것도 대충 보고 넘길 장면과 연기가 없는 이유다. 동시에 언젠가 퇴장을 해야 할 악역인데, 자꾸 정이 간다.
무사인데 여성적인 억양과 행동으로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만든 박혁권의 개성 만점의 연기. 절대 권력을 쥔 이인겸을 노려보는 눈빛 하나만으로도 100% 소화하고 있는 최종원의 중압감. 데뷔 후 가장 살벌한 악역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공분을 유발하는 탐관오리의 전형 전노민의 정밀한 연기. 도회적이고 지적인 매력을 숨긴 채 섬뜩한 야망을 표현하고 있는 한상진의 변신. 비중이 큰 주연 6인방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배우들의 화려한 면모다.
이들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어, 김명민과 유아인의 소름 끼치는 연기 대결도, 데뷔 이래 이토록 연기 호평을 받은 적이 있나 놀라운 신세경의 발전도, 기대한 만큼 제 몫을 해주고 있는 변요한과 윤균상의 노력도 빛을 발하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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