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국민 여동생과 국민 첫사랑이 스크린에서 맞붙을 때가 왔다. 연말 성수기를 코 앞에 둔 11월 말에 던진 출사표다. 거기에 개봉일(25일)도 같다. 일단 두 사람의 매력은 각기 다르다. 박보영이 '과속스캔들'에서부터 '늑대소년', '피끓는 청춘',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 등을 통해 소녀 같은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다면, 수지는 걸그룹 미쓰에이의 멤버이자 '건축학개론'에서의 첫사랑 이미지로 뭇 남성들의 '로망'이 됐다. 공통점이 있다면 두 사람 모두 '국민' 수식어를 쓰고 있다는 것. 각기 자신만의 대체불가 캐릭터로 독보적 인기를 끌고 있는 두 여배우의 스크린 경쟁에 유독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박보영_ 여동생, 사회초년병 되다
2015년은 박보영에게 의미가 크다면 클 수 있는 해였다. 무엇보다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을 크게 '어필'하며 소녀, 혹은 여동생 같았던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었다. '여자배우가 출연할 영화가 없다'는 스크린에서 박보영은 또래 여느 여배우들보다 확실히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편이다. 그만큼 그는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이 넓고 연기력에서도 좋은 평을 받고 있는 몇 안 되는 20대 여배우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악덕 상사'에 시달리는 사회초년병으로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낼 예정이다.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취직만 하면 인생이 풀릴 줄 알았던 수습 도라희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상사 하재관을 만나 겪게 되는 극한 분투를 그린 공감코미디다. 현실감 가득한 이 영화에서 박보영은 수습직원 도라희 역을 맡아 독한 상사 하재관(정재영 분)과 한바탕 촌극을 벌일 예정이다.
박보영은 장르를 불문하고 상대 배우와의 좋은 '케미스트리'를 만들어 낼 줄 아는 똑똑한 배우다. 그는 '과속스캔들'에서 딸로, '늑대소년'이나 '피끓는 청춘'에서는 풋풋한 첫사랑으로, '오 나의 귀신님'에는 사랑스러운 연인으로 상대역과 환상의 호흡을 만들어 냈다. 이번에도 부장 역을 맡은 정재영과 빚어낼 코미디 연기가 기대감을 모으는 게 당연하다. 또 무엇보다 동시대, 동세대 캐릭터를 맡게 돼 어느 때보다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해볼만 하다. 실제 박보영은 영화의 제작보고회에서 "이번 작품을 통해서 처음으로 언젠가는 내 나이 또래에 맞는 작품을 하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빨리와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 '도리화가' 수지_ 첫사랑, 조선 최초 여류소리꾼 되다
영화가 나온 지 3년이 지났지만, 많은 관객들 특히 그 중에서도 남성 관객들이 첫사랑 서연, 수지를 잊지 못하고 있다. 수지는 지난 3년간 인기에 비해 다작을 하지는 않았다. MBC '구가의서'로 여주인공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 후, 미쓰에이 활동에 전념하며 가수로서 무대 위 카리스마를 쌓아왔다. 최근에는 배우 이민호와의 열애 사실을 인정하며 연예계 공식 20대 커플로 부러움을 사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수지의 스크린 컴백은 여러모로 설렘과 기대를 주고 있다. 수지에게 '도리화가'는 자신의 출세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건축학개론' 후 선택한 첫 작품. 조선 최초의 여류소리꾼의 이야기를 담은 '도리화가'에서 수지는 첫 여성 명창 진채선 역을 맡았다. 강렬한 인생을 살았던 실존 인물을 맡았다는 점에서 영화의 스포트라이트는 여주인공 수지 쪽을 향해 있다. 그만큼 수지의 부담도 클 수 있는 게 사실이다.
다행인 것은 수지가 이 영화를 위해 철저한 준비와 노력을 해왔다는 점. 때문에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믿음과 기대가 큰 점이다. 수지는 제작보고회에서 이 작품을 위해 1년 간 명창에게 판소리 수업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첫사랑의 눈부신 미모를 내려놓고, 얼굴에 숯칠을 하며 배역에 몰입했다고도 알려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숯칠한 자신의 얼굴에 대해 "나중에 적응되고 나서는 채선 역할에 몰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촬영장에 구경하러온 사람들이 나를 못알아봐서 편하게 다녔다"고 말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eujenej@osen.co.kr
[사진] '도리화가',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