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있지만 결말은 없는 프로그램 ‘비정상 회담’. 늘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열띤 토론을 벌이지만 결론 없이 끝날 때가 많다. 세상살이가 그렇 듯 한가지 정답만 있는 게 아니고, 상황에 따라 A도, B도 정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정상 회담’은 그래서 다르다. 그래서 생각하게 만든다.
JTBC ‘비정상 회담’은 각국의 청년들이 한가지 주제를 놓고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는 토론 프로그램이다. 때로는 다른 문화로 인해 한가지 문제가 전혀 다르게 이해되기도 하고, 때로는 결국 인류의 보편적인 생각은 같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될 때도 있다. 2일 방송에서는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사회에서 불안감이 커져가는 한 아버지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에 따라 각국의 엽기적인 범죄부터 처벌 방안 등에 대한, 범죄와 관련된 광범위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게스트로 프로파일러 표창원 박사가 출연했고, 그는 다양한 사례들을 열거하며 출연자들과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했다. 이날 가장 열띤 토론이 오갔던 것은 범죄자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문제. 일부는 공개를 해 범죄를 미리 막아야한다는 주장을 펼쳤고, 일부는 범죄자의 인권을 생각, 신상 공개 시 사회 적응에 실패해 다시 범죄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표창원은 미국의 플로리다주의 사례를 들며 성범죄자들의 신상을 공개해 주민들이 그들에게 집을 주지 않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결국 범죄자들은 다리 밑에 텐트를 치고 집단 거주를 했고, 주민들의 불안감만 키워다는 것. 그는 “사실 범죄자가 누구인지 알아도,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딱히 없다. 오히려 불안감만 키울 수 있다. 하지만 아동 성범죄자의 경우, 미리 아이들과 관련된 직업의 취직을 제한함으로써 그 범죄율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캐나다의 한 주에서는 전과자들의 재활을 돕는 단체를 창설해, 그 멤버들에게만 신상을 공개해 전과자들의 개화에 성공한 사례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결국 ‘비정상 회담’은 범죄자들의 신상공개가 옳은지, 나쁜지에 대한 명확한 결론 없이 마무리를 했고, 그 해답은 시청자들이 찾게 만들었다.
매회 생각할 거리를 남기고 끝나는 ‘비정상 회담’. 우리의 인생살이가 명확한 정답이 없듯, ‘비정상회담’의 결론 또한 각자의 선택으로 남겨둔다. 그만큼 ‘비정상회담’의 주제들이 가볍지 않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다. 이게 ‘비정상 회담’의 묘미다. 웃고 떠는 중에 배우고 깨닫게 된다. 앞으로도 다양하고 흥미있는 주제로, 시청자들의 뇌를 깨어주시길 기대해본다. / bonbon@osen.co.kr
[사진] ‘비정상회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