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김풍의 성장을 보는 것이 즐겁다. 분명 셰프들에 비하면 어설픈 실력이었다. 15분 안에 음식을 만드는 것도 힘겨웠던 김풍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셰프들의 입에서 “이상하게 이연복 대가의 손맛이 난다”는 평이 나오더니, 스승 이연복을 꺾고 말았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지난해 11월 16일 첫방송됐다. 당시 김풍은 ‘요리하는 만화가’라는 타이틀로 스타 셰프들과 대결을 펼쳤다. ‘엘본 더 테이블’의 총괄 셰프인 최현석, ‘보나세라’의 샘킴, 불가리아 음식점 ‘젤렌’의 오너 셰프 미카엘을 비롯해 요리 연구가 정창욱, 이태원 요식업계의 최강자 홍석천과 과연 싸움이 될까 우려됐던 것도 사실. 그러나 김풍의 요리에는 늘 반전이 넘쳤다. 막 하는 것 같지만 묘하게 맛있어 보이는 ‘야매요리’로 자취생들의 지지를 받더니 스타들의 입맛도 사로잡은 것.
특히 그의 요리 실력은 대가 이연복 셰프가 출연했던 이후부터 눈에 띄게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5월 12일 가수 케이윌과 정준영이 게스트로 출연한 편에선 이연복 셰프의 요리를 재현해 샘킴 셰프에 승리했다. 이름부터가 이연복과 자신의 이름을 합친 ‘연복풍 덮밥’이었다. 이연복 셰프가 사용하는 중식칼을 들고, 그를 연상케 하는 레시피를 선보였다. 정형돈은 “이연복 셰프님의 냄새가 난다”며 김풍의 요리에 빠져 들었다. 김성주 역시 김풍의 요리를 먹고 “이연복 셰프가 왔다”며 소리쳤다.
결국 김풍은 이연복 셰프가 본격적으로 합류한 이후 그의 제자가 됐다. 지난 6월 30일 방송분에서 이연복 셰프가 김풍에게 그의 이름을 새긴 중식칼을 선물한 것. 김풍은 이연복 셰프의 제자라는 자부심을 가지며 더욱 향상된 실력을 보여왔다.
그랬던 김풍이 스승 이연복 셰프를 꺾는 일이 일어났다. 심지어 김풍은 스승의 7승을 제지하고 승기를 들었다. 지난 2일 방송분에서 불량요리로 전 농구선수 서장훈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 김풍은 스승 이연복 셰프에게 큰 절을 올렸고, 이연복 셰프 역시 크게 기뻐했다.
사제 간의 대결이 펼쳐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 8월 11일 최화정 편에서 붙은 바 있다. 당시 승기를 가져간 건 예상대로 이연복 셰프였다. 하지만 이연복 셰프는 “단언컨대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요리 실력이 가장 는 사람은 김풍이다”며 극찬한 바 있다.
이연복 셰프의 말처럼 무섭게 성장한 김풍이 셰프들을 자극하면서 ‘냉장고를 부탁해’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풍이라는 캐릭터가 그리는 성장드라마 역시 더욱 기대를 자아낸다. / besodam@osen.co.kr
[사진]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