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일교차가 큰 11월 초겨울, 음원 시장에도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 긍정적인 변화다. 더 깨끗한 음원 차트를 위해, 더 나은 음악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자 업계가 앞장서서 음악 산업 내 고질적인 문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음원 차트 지니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음악기업 kt뮤직은 "차트추천제도의 불공정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음원 차트 내 끼워팔기 '추천 제도'를 폐지, 지속적으로 공정한 음악 서비스를 구현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3일 밝혔다.
kt뮤직 홍상욱 본부장은 "음악서비스 업계가 함께 음원 차트 내 끼워팔기 '추천 제도'로 왜곡된 디지털 음악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다면 음원 생산자와 서비스 사업자가 상생하는 음악 생태계로 더욱 빨리 변모해 나갈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음악 유저들이 폭넓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시작은 CJ였다. 엠넷닷컴을 운영하고 있는 CJ E&M 음악사업부문이 가장 먼저 변화의 움직임을 꾀한 것. 이들은 지난달 21일 "공정차트 문제를 유발하는 '끼워팔기형 추천 서비스'를 자사 서비스에서 이른 시일 내에 삭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안석준 대표는 "엠넷닷컴이 음악서비스 2위권 사업자인 만큼 현재의 정체된 음악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한 대승적 결단을 내리게 됐다. 그동안 음악 기획사들이 지적해 왔던 문제점들을 적극 수용해 음악 시장 환경 개선에 앞장서는 한편, 엠넷닷컴을 상생 플랫폼으로 변모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힘줘 말했다.
9일 뒤 벅스 역시 음원 추천 서비스를 없애겠다고 선언했고 소리바다도 뜻을 같이 했다. 당장 사이트 내 서비스가 전면 수정되고 눈에 보이는 효과가 일어나진 않겠지만 어찌됐든 주요 음악 사이트들이 한마음 한뜻이 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는 지난달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매직스페이스 다목적홀에서 열린 '디지털 음악산업 발전 세미나'가 밑바탕이 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속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음악 산업을 조망하고, 음악 산업 발전을 위한 환경 조성에 필요한 주요 아젠다에 대해 토론하고자 마련된 이 자리에서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음원 사재기 논란과 추천 서비스 폐해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고자 했다.
비록 업계 1위인 멜론 측이 "제작자는 내가 만든 콘텐츠를 알려서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게 중요하다. 한정된 공간이라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지만 추천 한 가지의 효과로 순위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소수의 움직임이 한데 모여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거로 기대된다.
천천히, 조심스럽지만 어쨌든 음원 사이트가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생각하고 행동하는 이들이 아름답다. /comet568@osen.co.kr
[사진]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CJ E&M, kt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