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육룡이’ 변요한, 이젠 뭘 해도 믿고 볼 수밖에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1.03 11: 43

분명 변요한은 SBS ‘육룡이 나르샤’ 이전에도 연기 잘하는 배우로 통했다. 묵직한 연기력을 뽐냈던 독립영화는 물론이거니와 변요한이라는 이름 석자를 대중들에게 제대로 각인시킨 tvN ‘미생’ 한석율과 첫 주연 드라마 ‘구여친클럽’의 방명수까지. 변요한은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천의 얼굴을 보여주며 연기파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그런데 ‘육룡이 나르샤’ 속 변요한은 뭔가 달라도 한참 다르다. 어린 시절 감당하기 힘든 상처를 떠안고 살아가는 인물이기 때문에, 또 동생 분이(신세경 분)와 떨어져서 정도전(김명민 분)의 뜻에 따라 썩은 고려를 뒤집어 엎겠다 마음 먹었기 때문에 변요한이 보여줘야 하는 연기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다단했다. 그리고 변요한은 이런 땅새의 외형부터 심리 묘사까지 완벽하게 해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꽉 붙잡고 있다. 그렇기에 ‘미생’이 변요한의 인생작이라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지난 2일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에서 땅새는 어린 시절 정인이었던 연희(정유미 분)를 다시 만났다. 연희는 소문난 강창사인 땅새에게 거짓 소문을 내라고 하며 값을 잘 쳐주겠다고 했다. 먼저 연희를 알아본 건 땅새였다. 두 사람은 눈물을 흘렸지만 또 다시 가슴 아픈 이별을 했다. 돌아서 걸어가는 연희의 뒷모습을 보라보다 결국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마는 땅새의 모습은 변요한의 깊은 눈빛과 첫사랑을 향한 애틋한 감정이 더해져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홍인방(전노민 분)에 의해 마을이 폐허가 되고 모두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어째서!”라고 분노를 쏟아내는 장면은 변요한의 연기 내공을 십분 느낄 수 있게 했다. 그는 더 끔찍해진 세상 앞에 황망함을 느끼며 모두 다 죽이겠다고 다짐하고는 홍인방 앞에 복면을 쓰고 나타나 길태미(박혁권 분)와 검술 대결을 펼쳤다. 이 장면에서 변요한은 복면 사이로 보이는 차갑게 날이 선 눈빛을 보여주는 한편 박혁권에 맞서 보고도 믿기 힘든 화려한 액션을 선보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리고 이는 길태미가 이인겸(최종원 분)을 배신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 흥미를 유발했다. 신조선을 향한 긴박한 전개와 난세 속 가슴 아픈 드라마로 시청자들을 흠뻑 빠져들게 할 뿐만 아니라 육룡 집합의 초석을 다진 땅새가 앞으로 보여줄 활약에 기대가 더해지던 대목이다. 변요한은 “이방지는 고독한 무사인데, 변요한이 그 이미지를 잘 갖고 있다. ‘미생’ 속 가벼운 역할과는 또 다른 영화 속 비감한 이미지와 배우 자체의 진중한 면이 딱이라고 생각했다”는 김영현 박상연 작가의 믿음에 완벽히 화답하며 매 회 자신의 진가를 재증명하고 있다.
이제 땅새는 이방원(유아인 분)과 함께 정도전을 만나게 된다. 이들의 삼자대면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변요한은 또 얼마나 물오른 연기력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인다.
한편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이다. /parkjy@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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