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이 조심스럽게 자신의 진심을 꺼내보였다. 대중에게 사과하는 길이 곧 연기임을 알고 있는 이병헌은 차가운 대중의 마음을 녹일 수 있을까.
이병헌은 3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영화 '내부자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협박 사건 이후 처음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 자리였기에 관심이 쏠렸던 바, 이병헌은 조심스럽게 하지만 진솔하게 진심을 꺼내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이병헌은 "어제 너무 긴장해서 그런지 골아떨어졌다"는 말과 함께 다소 긴장한듯, 그러나 차분하게 인터뷰를 시작했다.
'내부자들'과 관련된 이야기에선 재치 넘치는 답변들로 인터뷰장을 유쾌하게 만들었던 그는 지난해 있었던 협박 사건 이야기가 나오자 진지하면서도 최대한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모습이었다.
우선 '내부자들' 촬영 당시 협박 사건과 관련된 소송들로 힘들었던 바, 그럼에도 집중력 있게 연기를 펼쳐보인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내부자들' 스태프들, 감독님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제가 최선을 다하는 길 밖에는 없었습니다"라고 속내를 꺼내보였다.
그는 "사실 저로 인해 감독님이나 배우들, 스태프들한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자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제 임무에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라면서 "어차피 연기를 하는 것, 영화 작업을 하는 것이 나의 일이기도 했지만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피해가 갈까봐 더 내가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대중의 시선도 알고 있었다. 그를 향한 대중의 차가운 시선, 이를 헤쳐나가는 건 연기 밖에 없다는 생각도 전했다. 그는 "헤쳐나가는 방법이라는 것이 그저 제가 하고 있는 일, 연기를 열심히 하는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답한 뒤, 흥행에 대한 부담에 대해선 "어떤 작품을 했을 때도 늘 부담과 압박과 긴장은 있었습니다. 영화를 개봉할 땐 늘 따라다녔던 것 같아요"라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영화 '협녀:칼의 기억' 제작보고회 당시 취재진 앞에 고개를 숙이며 구설수에 오른 것에 대해 사과했던 이후, 이병헌이 직접 본인의 입으로, 그것도 인터뷰 자리에서 최근의 사건에 대해 이야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까지 이병헌에 대한 대중의 차가운 시선이 존재하는 가운데, 솔직하게 자신의 심경을 전한 채 연기로 사과하겠다는 이병헌을 이제 대중은 조금은 누그러진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까.
한편 이병헌-조승우-백윤식 주연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드라마로 '미생' 윤태호 작가의 미완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오는 19일 개봉. / trio8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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