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데뷔하는 신인의 곡이 장기간 차트 순위권을 지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서바이벌 등에 한 차례 얼굴도 비추지 않았기에 이 같은 기록은 더욱 놀랍기만 했다. 100% 실력으로 얻은 결과라면 좋으련만, 이들의 곁에는 아이유라는 무서운 조력자가 있었다. 어쨌든 데뷔곡을 차트 순위권에 올려놓기는 했지만, ‘아이유 빨’이라는 꼬리표는 끝을 모르고 따라다녔다. 결국 이들의 목표는 이 멍에를 지우는 것으로 정해졌다.
아이유와 함께 했던 ‘봄 사라아 벚꽃 말고’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이포는 발버둥 치고 있다. 기존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벗고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한 것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3일 서울 마포구 롤링홀에서 개최된 컴백 기념 쇼케이스에서 본 하이포는 완전히 ‘상남자’였다. 강렬한 클럽비트에 강렬한 래핑, 절도 있는 군무와 퍼포먼스는 그간의 모습과는 달랐다.
이날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신곡 'D.O.A.(Dead or Alive)' 는 클럽 힙합 장르로 강렬한 트랙에 슬픈 가사와 랩핑, 보컬의 조화가 돋보이는 곡이다. 멤버들은 이 곡을 남성스러운 퍼포먼스와 함께 소화해냈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하이포 멤버들은 “클럽 사운드의 신나는 비트에 슬픈 가사 더해서 반전의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기존의 부드러운 느낌을 깨고 상남자다운 매력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리더 김성구는 “이번 앨범이 하이포의 의견이 가장 많이 들어간 앨범인 것 같다. 여러가지 콘셉트에 우리 이야기가 많이 반영됐다.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안무와 가사에 신경을 많이 썼다. 전반적으로 많이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그간 일본에서 활동하며 쌓은 경험도 큰 도움이 된 모양이다. 멤버 임영준은 “일본에서 100회 넘는 공연했다. 무대 위에서 팬들과 소통하는 방법, 무대에서 어떻게 놀 수 있는지 많이 배웠다”고 발전한 점들에 대해 언급하기도.
아니나다를까 이날 간담회에서는 아이유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아이유를 등에없고 데뷔를 하며 이름을 알렸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테다. 김성구는 “‘아이유 꼬리표’를 떼고 싶다"고 말했다. 멤버 백명한은 ”그래서 작곡 공부를 하고 있다. 좀 더 대중적인 곡으로 찾아가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성구는 “(아이유와 관련)안 좋은 말들이 많아 상처가 되곤 했는데 더 잘해서 보여줘야겠다는 욕심이 더 생긴다"”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이유를 따라잡는 것이 6년 째 목표”라고 전했다.
한편 하이포는 이번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joonamana@osen.co.kr
[사진]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