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SNL코리아'의 미필적고의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1.03 21: 49

가수 예원이 결국 tvN 예능 'SNL코리아6'(이하 SNL)에 출연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SNL'의 제작진이 예원에게 '이태임 편'에 출연을 제안했으나 예원이 고심 끝에 고사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예원 측은 "'SNL코리아'에 출연을 고사한다고 전했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예원이 출연을 강행할 경우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셀프 디스를 해(이태임은 셀프 디스를 하기로 결정했다) 웃음을 안기고, 서로 사과하는 훈훈한 광경을 연출할 수 있지만 자칫 우스꽝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될 수도 있기 때문에 본인은 물론 소속사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다. 상황이 잠잠해진 때에 다시 한 번 관심의 중심에 서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SNL' 측 관계자가 이날 "제작진이 예원에게 '이태임 호스트편' 섭외를 제안한 것은 맞지만 출연은 현재 미정이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듯이 스타들의 코믹한 변신과 풍자를 만날 수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살리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SNL' 제작진의 노력은 인정한다. 지금껏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굵직굵직한 이슈와 19금 개그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시즌제를 이끌어 왔다. 잘 한 것은 칭찬하고, 못 한 것은 비판하는 살아있는 코미디였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껏 드러나지 않았던, 연예계 이례적인 사건의 주인공을 한자리에 불러냄으로써 관심을 불러모으고, 두 사람을 대중 앞에서 화해시키기로 한 대목도 나쁘지 않다.
앞서 이태임과 예원은 지난 2월 말 MBC 예능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제주도 촬영 당시 갈등을 빚었다. 감정이 상해 다툼이 벌어졌는데 이 날의 영상이 공개돼 두 사람 모두 희생자가 되면서 공식적인 화해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움을 남긴 바 있다.
제작진의 의도는 좋았지만 현실과 이상은 달랐다. 이태임이야 자신의 과오를 쿨하게 인정하고 비난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케이블 드라마로 복귀를 완료했다지만, 아직 아무런 활동도 하지 못하고 칩거중인 예원에게는 커다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SNL'의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웃음과 재미, 감동까지 선물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고, 이태임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위해 개그에 도전한 것이지만 예원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아무도 잘못한 사람은 없다. 다만 박자가 안 맞았을 뿐.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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