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화려한유혹’ 정진영, ‘왕의 남자’ 아니라 청미의 남자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5.11.04 06: 54

배우 정진영의 연기력은 정평이 나있다. 특히 이준익 감독의 영화 ‘왕의 남자’에서 점점 미쳐가는 연산군을 연기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이번 ‘화려한 유혹’에서 정진영이 연기하는 강석현은 ‘왕의 남자’ 때 연산군을 떠올리게 만든다. 정진영은 대통령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절대 권력을 휘두르지만 과거 연인을 지키지 못한 후회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지는 모습을 제대로 연기하고 있다. 
지난 3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는 강석현(정진영 분)이 병이 들어 점점 쇠약해지면서 신은수(최강희 분)을 과거에 사랑했던 청미(윤혜영 분)으로 착각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강석현은 신은수를 청미로 착각하고 뺨을 쓰다듬으며 “나 없이 살 수 있겠냐”고 묻고 최강희는 강석현을 이용해서 의문의 전화남이 요구한 좌표책을 찾으려고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목격한 강일주(차예련 분)은 신은수가 강석현으로부터 2억원을 입금받았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신은수를 집에서 쫓아냈다.
드라마 초반부터 계속 정진영은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방송분에서도 정진영이 주상욱과 최강희를 죽이려 했던 배후가 김호진임을 밝혀냈다. 이어 정진영은 김호진에게 주상욱을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했고, 차예련에게는 남편에게 믿음을 주라고 말했다. 사람을 죽이려 했던 남편에게 믿음을 주라는 말을 태연하게 하는 모습은 냉정한 강석현의 모습 그 자체였다.

정진영은 무너질 때는 한 없이 무너졌다. 드라마 초반부터 정진영은 연인이었던 윤혜영을 잊지 못하고 계속해서 과거에 윤혜영과 있었던 일들을 후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정진영은 최강희와 윤혜영을 착각해서 눈물을 흘리며 “나 없이 살 수 있겠냐”고 묻는 장면에서는 과거의 회한과 애정이 묻어나는 연기로 역시 시청자들을 감동하게 만들었다.
정진영이 연기하는 강석현은 극단적인 캐릭터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사람의 목숨 정도는 가볍게 버릴 수 있는 냉혹한 사람이지만 과거의 이루지 못했던 사랑에 사로잡혀서 한없이 나약해지는 남자의 모습도 가지고 있다. 정진영은 냉정함과 나약함이라는 양 극단을 넘나드는 연기를 보여주면서 극의 몰입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정진영 외에 강석현을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의 연기다.
‘화려한 유혹’은 50부작 드라마답지 않은 빠른 전개 속에서 미스터리와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며 호평을 받고 있다. 뿐만아니라 정진영, 최강희, 주상욱 등 주연배우들 탄탄한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더욱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pps2014@osen.co.kr
[사진] '화려한 유혹'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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