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검은사제들’에 강동원이 출연한다고 했을 때부터 사제복을 입은 강동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이 영화 강동원의 사제복 말고도 매력이 철철 넘치는 영화다. 한국형 오컬트 영화라는 신선한 소재를 치밀하게 풀어낸 감독의 연출력과 6년 만에 다시 뭉친 김윤석과 강동원의 호흡 그리고 철저한 고증을 거쳐 재현한 구마 예식과 자동차 추격신까지 예상외의 볼거리가 ‘검은사제들’의 또 다른 매력들이다.
‘검은사제들’은 교통사고 이후 의문의 증상에 시달리며 고통 받는 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미스터리한 사건에 맞서는 두 사제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한국 최초의 엑소시즘 영화를 표방한 ‘검은사제들’은 훌륭하게 그 임무를 수행했다. 지금까지 한국 공포영화들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의사나 무당에 의한 퇴치가 아닌 천주교 사제들이 등장해서 엑소시즘을 한다는 것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검은사제들’의 연출을 맡은 장재현 감독은 엑소시즘을 소재로 소비하지 않고 정면 돌파했다. 한 공간에서 퇴마하는 장면이 40분 가량 이어지며 숨막히는 긴장감과 재미를 선물하며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자칫하면 유치해 보일 수 있는 퇴마 장면을 완벽하게 소화한 김윤석과 강동원의 연기도 일품이었다.
‘전우치’ 이후 6년 만에 뭉친 김윤석과 강동원의 호흡도 이 영화의 큰 매력이다. 교구의 눈밖에나서 출세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김윤석과 머리는 영리하지만 온갖 비행을 일삼는 강동원의 만남은 다소 비현실적인 영화의 분위기를 현실적으로 만들어줬다. 둘의 연기가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은 김윤석의 무게감과 강동원의 진지함이 만나는 예식 장면이다. 한정되고 밀폐된 공간에서 오직 배우들의 연기력만으로 이끌어 가야하는 장면이기에 두 배우의 만개한 연기력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검은 사제들’은 특이한 소재를 풀어내지만 엄연히 상업영화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주는데 소홀하지 않았다. 철저한 조사와 고증을 거쳐 재연한 구마예식의 디테일은 물론 예식이 펼쳐지면서 라틴어와 중국어 그리고 독일어 등 외국어들이 튀어나오고 여기에 악령에 씌인 소녀인 박소담의 사실적인 연기까지 더해지며 관객들의 심장을 쥐고 흔든다. 뿐만아니라 8차선 도로 위에서 펼쳐지는 최후의 카 체이싱 장면까지 더해지며 상업영화로서 본분에 충실했다. /pps2014@osen.co.kr
[사진] '검은사제들'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