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맨’의 유희열과 걸그룹 AOA의 초아가 이런 케미를 만들어낼 줄은 몰랐다. 유희열의 잔잔한 피아노 연주와 초아의 애절한 목소리의 만남.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조합이기에 감동은 더 컸다.
지난 3일 방송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에서는 ‘슈가맨’으로 ‘그건 아마도’의 최용준과 ‘그런가 봐요’의 V.One 강현수가 등장한 가운데 크러쉬, 로꼬가 유재석과, 초아가 유희열과 한 팀을 이뤄 역주행송 대결을 펼쳤다.
크러쉬와 로꼬의 조합도 상당히 기대를 모았지만 초아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초아가 등장하자 모두의 시선이 초아에게 향했다. 거기다 초아가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의 주제곡 ‘초아송’을 애교 있게 부르며 귀여운 동작까지 했더니 상대편 크러쉬와 로꼬마저 초아에게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에 초반부터 분위기는 초아와 유희열 팀으로 기울었다.
‘슈가맨’이 무대에 나온 후에는 유희열 팀의 분위기가 더욱 좋아졌다. 유재석 팀의 ‘슈가맨’ 최용준이 크러쉬와 로꼬의 노래를 두고 ‘최고’라고 표현했지만 마지막엔 항상 초아에게 시선이 갔다. ‘기승전 초아’였다. 초아가 기타연주를 하며 편곡된 곡을 살짝 부른 후의 최용준 반응은 “솔직한 심정은 동생들(크러쉬, 로꼬)에게 술 한 잔 사주고 초아 씨를 응원하고 싶다. 정말 솔직한 심정이다”이었다. 자신의 노래를 편곡해 불러주는 크러쉬와 로꼬의 무대 보다 초아의 무대가 더 기대된다고 말할 정도였던 것.
유희열도 마찬가지. 초아가 유희열과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자 유재석이 “저번 주에는 제시 혼자 나오게 하더니?”라고 물었다. 이에 유희열은 “예쁘니까”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특히 유희열은 자신을 ‘발섹남(발라드 하는 섹시한 남자)’라고 표현하며 승리를 자신했다.
‘그런가 봐요’를 편곡한 스윗튠도 초아와의 작업에 크게 기대했고 초아의 보컬에 맞게 ‘그런가 봐요’를 화이트 발라드라는 장르로 편곡했다. 원곡의 남성적인 멜로디 라인을 여성적이고 애틋한 느낌의 화이트 발라드로 재해석한 것. 스윗튠은 초아와의 작업에 대해 “이 노래는 정말 엄청난 감수성의 곡인데 초아 씨는 그 부분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고 칭찬했다. 여기에 유희열의 피아노 연주까지 가미됐다. 스윗튠은 유희열을 비장의 무기라고 할 수 있는 ‘치트키’라고 표현할 만큼 유희열의 투입에 기대를 걸었다.
본격적으로 무대가 시작됐고 초아와 유희열은 굳히기에 들어갔다. 유희열이 직접 건반연주를 하며 잔잔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초아는 호소력 짙은 보이스와 시원한 가창력으로 애절한 감성을 더했다. 이보다 진한 가을 감성은 없다는 생각이 들 만큼 두 사람의 조합은 완벽했다. 유희열과 초아의 무대에 눈물을 보인 방청객까지 있었다.
투표 결과 58대 42로 결국 승리는 유희열 팀에게 돌아갔다. 의외의 조합으로 최고의 무대를 완성 시킨 유희열과 초아. 단연 가을밤에 어울리는 ‘발섹남’과 ‘꿀성대’였다./kangsj@osen.co.kr
[사진] JTBC ‘슈가맨’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