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도 제대로 못 부치던 제자들이 어느새 불고기를 만들만큼 성장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진행되는 요리수업에 항상 열의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제자들의 성장은 백종원을 뿌듯하게 만들었다.
지난 3일 방송된 tvN '집밥 백선생‘에서는 김구라·윤상 팀과 윤박·송재림 팀으로 나뉘어 백종원의 도움 없이 불고기를 만드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김구라·윤상 팀이 준비한 건 얇게 썬 고기를 양념해 숯불에 굽는 방식으로 국물이 없는 것이 특징이 ‘언양식 불고기’였다. 두 사람은 고기를 잘게 썰어 양념한 뒤 팬에 납작하게 구울 계획을 세웠고, 조리에 들어갔다. 물과 간장, 설탕, 맛술을 1:1:1:1의 비율로 양념장을 준비한 뒤 생강과 잘게 다진 양파, 쪽파까지 추가한 이들의 진행은 순조로웠다. 중간점검을 한 이들은 백종원의 조언에 따라 간장을 조금 추가했고, 고기를 본격적으로 굽기 시작했다. 계획대로 납작하게 구워 완성한 불고기에 백종원은 조리법에 대한 칭찬을 했다.
하지만 문제는 마무리였다. 완성하고 보니 국물이 자작한데다 다소 짠 맛이 강한 불고기에 백종원은 이들의 요리를 다시 볶았다. ‘언양식 불고기’는 국물이 없는 게 특징인 만큼 국물이 날아갈 때까지 더 굽기 시작했고, 고기도 더 잘게 잘랐다. 계획은 잘 세워놓고 과감함이 부족해 요리의 완성도를 떨어뜨린 두 사람의 요리는 백종원의 긴급 수정이 들어가자 완벽한 ‘언양식 불고기’ 비주얼로 재탄생했다.
뿐만 아니라 짠 맛 역시 많이 날아가 고기의 맛이 더욱 살아났다. 이어 백종원은 이를 이용해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식빵에 상추를 올리고 마요네즈를 듬뿍 뿌린 후 불고기를 얹어 간단하게 만든 불고기 샌드위치에 제자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백종원은 “불고기를 하다 맛없게 양념 되거나 질기게 됐을 땐 잘게 썰어서 바싹 구워서 샌드위치로 만들면 된다”며 요리를 망칠까 봐 쉽사리 도전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유용한 팁을 전수했다.
이어 윤박·송재림 팀의 ‘전골식 불고기’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다. 기존에 먹어왔던 익숙한 불고기 맛에 도전한 이들은 갈비탕 수업 때 배운 고기용 만능소스를 응용할 계획을 세웠고, 간장과 마늘을 1:1로 넣어 설탕으로 단맛을 조절했다. 고기를 양념에 재우지 않고 프라이팬에 버섯을 먼저 넣은 후 양념장, 고기, 물을 추가하는 식의 다소 낯선 조리법을 선택한 이들의 불고기의 비주얼은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간 마늘을 많이 넣은 탓에 쓴 맛이 났고, 단 맛이 부족했다.
이에 백종원은 양념 맛 잡기를 포인트로 긴급 수술에 들어갔다. 전골식으로 만든 만큼 아예 국물을 늘려 뚝배기 불고기처럼 바꾸기로 한 백종원은 물을 추가했고, 이 상태에서 간장으로 간을 맞추기 시작했다. 백종원의 손길을 거친 두 사람의 불고기는 “아까의 맛을 상상할 수 없는 맛”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완벽하게 재탄생했다.
이렇게 백종원은 부족한 제자들의 요리에 그리 어렵지 않은 방법으로 수정을 하는 모습으로 누구나 요리를 겁먹지 않고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아주었다. 이제 요리가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 없을 것 같다. 백종원이 보여주었듯, 꼭 처음 생각했던 길이 아니더라도 맛있는 요리로 통하는 길은 열려 있으니 말이다.
한편 요리불능 네 남자의 끼니해결 프로젝트 ‘집밥 백선생’은 먹고 살기 힘든 시대에 누구나 집에서 쉽게 요리를 할 수 있는 생활 밀착 예능 프로그램.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된다. / nim0821@osen.co.kr
[사진] ‘집밥 백선생’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