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택시' 박지우의 춤은 계속 되어야 한다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11.04 06: 54

댄스스포츠 선수 출신인 부모님과 댄스스포츠의 여제인 누나까지, 이 쯤 되면 댄스스포츠계의 금수저 집안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만한 가정에서 박지우는 자라났다.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춤을 접한 덕분에 10살 때부터 댄스스포츠를 시작했다는 그는 세계 최고의 무용 교육기관이라 불리는 학교를 졸업하고, 세계 최고의 댄스스포츠 대회에서 동양인 최초의 2위 수상 경력 등 화려한 스펙을 가지고 있었다.
타고난 집안에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재능, 부족함 없는 지원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른 것처럼 보이는 박지우였지만 이런 그에게도 외로움과 고독을 견디며 진심 하나로 버텨온 숨겨진 시간들이 있었다.
지난 3일 방송된 tvN ‘현장 토크쇼 택시’(이하 ‘택시’)에는 ‘택시탐험 직업의 세계 2탄’ 특집으로 댄스스포츠 선수 박지우와 디자이너 황재근이 출연했다.

이날 박지우는 영국 유학 시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을 얘기했다. 새벽 4시부터 오후 8시까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받은 일당으로 연습비와 차비를 충당하고, 유학 온 한국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픽업 서비스를 했었다는 그의 얘기는 MC 이영자로부터 의아함을 자아냈다. 누구보다 화려한 댄스스포츠계 집안에서 자란 그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 이에 박지우는 어느 정도 지원을 받긴 했지만 보기와 다르게 평범한 집안이기 때문에 스스로 벌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금전적인 어려움 외에도 유학 시절 그를 가장 힘들게 한 건 바로 인종차별이었다. 댄스스포츠가 유럽이 종주국인 만큼, 동양 사람들은 아예 취급조차 해주지 않았던 탓에 박지우는 심한 텃세를 견뎌야만 했다. 매일 밤 연습하며 마주쳤던 유럽 친구에게 먼저 인사를 해도 돌아오는 것은 성의 없는 눈인사뿐이었다. 그러나 이건 약과에 불과했다. 그의 춤을 보고 “너의 춤은 코리안 스타일이냐. 냄새나는 것 같다” 등 모욕적인 발언과 함께 춤 취급도 해주지 않는 이들 사이에서 박지우는 꿈을 이루기 위해 그 시간들을 꿋꿋이 이겨냈다.
이런 시간들을 견뎌 박지우는 세계 최고의 댄스스포츠 대회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 2위를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하지만 고국으로 돌아와 그가 느껴야했던 건 허무함과 원망, 그리고 텃세였다. 세계 2위를 하고 돌아왔지만 누구 하나 알아주는 사람이 없는 우리나라의 댄스스포츠 문화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는 그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이 닥쳤다. 바로 한국 협회에서 자신을 한국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막아버린 것. 분명히 등록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분명한 이유로 출전을 하지 못한 대회에서 박지우는 자국에서 이런 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자랑스럽기는커녕 비참하게까지 느껴진 춤에 투자한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박지우는 “우리나라에선 춤을 춰봤자 소용이 없다”는 생각까지 했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지우는 여전히 누구보다 앞장서서 댄스스포츠의 길을 걷고 있었다. 박지우라는 선수의 유명세보다는 댄스스포츠의 대중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그에게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먼저 닦고 있는 만큼 어려움도 많아 보였다. 하지만 어려움 앞에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의 모습은 아름다웠고, 응원하고 싶게 만들었다.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여전히 춤을 추고 있는 박지우. 그의 춤이 계속되길 바래본다.
한편 ‘택시’는 도로 위에서 펼쳐지는 공감 토크쇼 프로그램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40분에 방송된다. / nim0821@osen.co.kr
[사진] ‘택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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