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차기작 '아가씨'가 일본과 한국을 오간 약 5개월의 촬영을 마치고 지난달 31일 안성에서 크랭크업 했다.
'아가씨'의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새롭게 변신한 배우들의 앙상블과 팽팽한 긴장감이 담긴 첫 스틸 공개와 함께 이 사실을 알렸다.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고용돼 아가씨의 하녀가 된 소녀를 둘러싼 이야기다. 아가씨 역의 김민희, 하녀 역의 신예 김태리, 백작 역의 하정우를 비롯, 아가씨의 이모부 조진웅, 여 집사 김해숙, 이모 문소리 등 강렬한 개성을 품은 배우들의 결합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지난 6월 15일 일본 쿠와나시에서 첫 촬영을 시작한 '아가씨'는 일본 로케이션을 거쳐 강원도 평창, 충청북도 괴산, 전라남도 고흥, 경기도 파주, 합천 오픈세트와 파주, 남양주, 안성의 실내 세트 등 1930년대 풍광을 담아내기 위해 국내외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시대상이 살아 있는 공간을 배경으로 초여름부터 늦가을에 이르는 기간 동안 각각의 캐릭터로 완벽히 몰입한 배우들은 '아가씨'의 현장을 열정적으로 이끌며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
김민희는 "준비 기간부터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겨울을 시작으로 봄, 여름, 가을까지 '아가씨'와 사계절을 함께 했다. 굉장히 후련하고 기분 좋고 기대가 된다", 김태리는 "어떤 날은 촬영이 끝나가는 게 굉장히 아쉽고 슬프고 먹먹하고, 어떤 날은 굉장히 기쁘고 시원하기도 했다. 그런 복잡한 마음으로 촬영을 마쳤는데, 즐거운 표정으로 촬영을 마무리하는 스태프분들의 얼굴을 보니 무척 행복하다"며 마지막 촬영의 소감을 밝혔다.
하정우는 "'아가씨'의 시나리오를 만나고 오늘 촬영을 마치기까지 딱 1년이 걸렸다. 정말 즐겁게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아가씨'가 관객들과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뜨거웠고 정성스러웠고 또 열정적이었던 모든 것들이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거라 믿는다", 조진웅은 "여러 가지로 많은 것을 배운 작품이다. 한 쇼트 한 쇼트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배우 스스로가 창작자로서 작품 속에 어떻게 묻어날 수 있는지, 그런 영화적 감수성에 대한 고민이 남달랐던 작품이었다"며 특별한 감회를 전했다.
할리우드 작품 '스토커' 이후 '아가씨'로 돌아온 박찬욱 감독은 "긴 촬영이었고 그런 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이미지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빨리 후반작업에 임하여 영화를 완성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아가씨'는 후반 작업을 거쳐 2016년 개봉 예정이다. /eujenej@osen.co.kr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