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애정행각보다, 신발 신겨주는 장면 하나가 안방극장을 설레게 했다. 배우 유아인과 신세경이 만들어가는 ‘육룡이 나르샤’ 달달한 로맨스가 웬만한 진한 스킨십보다 심장을 떨리게 만들었다.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는 새 나라를 세우고자 하는 여섯 명의 이야기를 다룬 사극. 정치 계략 싸움이 흥미롭게 그려지고 있는 가운데, 틈틈이 등장하는 이방원(유아인 분)과 분이(신세경 분)의 로맨스가 긴장감을 완화하면서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고 있다. 치밀한 두뇌 싸움 속 팽팽한 갈등 외에도 이방원과 분이가 티격태격하면서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이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것.
지난 3일 방송된 10회는 이방원이 분이의 신발이 닳은 것을 보고 시장에서 선물을 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상인은 이방원에게 남자가 신발을 골라주고 신겨도 줘야 한다고 부추겼고, 분이는 정색하며 “우리 신발 골라주는 사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허나 이미 입꼬리가 잔뜩 올라간 이방원의 모습은 시청자들이 바라는대로 두 사람이 서로에게 빠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신발을 신어보는 분이를 흘깃 쳐다보며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이방원의 모습은 유아인의 정밀한 연기와 맞물리며 높은 몰입도를 자랑했다.
탐관오리에 대한 분노로 곡식 창고를 불태운 분이를 보며 “낭만적”이라고 말했던 이방원은 무릎을 꿇어가며 분이에게 신발을 신겨주려고 했다. 허나 심장이 두근거린 분이는 당황하며 이방원을 밀쳤고, 두 사람의 로맨스는 언제나처럼 웃음으로 마무리됐다. 적극적인 스킨십이 있었던 것도, 길고 긴 애정행각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로맨스 맛보기와 같은 신발 장면은 많은 이들을 떨리게 했다. 시청자들이 때때로 등장하는 두 사람의 귀여운 로맨스에 열광을 하는 것도 이 때문. 사극인지라 현대극에 비해 애정 장면이 많지 않고 적극적이지 않지만, 이들이 쌓아가고 있는 감정선은 탄탄하고 개연성이 깊어 더 많은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대중성 뿐 아니라 연기에 물이 오른 듯 섹시와 카리스마를 오고가는 유아인, 절절한 감정 연기는 또래 배우들 중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신세경은 이 드라마의 묘미 중에 하나인 재밌는 로맨스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유아인은 신세경과 호흡을 맞출 때는 청춘 배우가 만들 수 있는 달달하고 흐뭇한 사랑을 표현하고, 정치 계략의 중심에 설 때는 날카롭고 영민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드라마 주인공답게 높은 흡인력을 보여주고 있다. 신세경도 로맨스 뿐 아니라 최루성 캐릭터를 잘 표현하며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두 사람은 드라마의 설렘 지수를 확 높이는 빼어난 조합으로 ‘육룡이 나르샤’의 인기를 책임지는 중이다. / jmpyo@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