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익숙지는 않은 ‘오컬트’장르. 그리고 대중적인 인지도가 최대 강점인 강동원이다. 사실은 좀처럼 조화를 이룰 수 없는 조합인데 묘하게 어울린다. 그렇다고 강동원이 이 같은 이유만으로 작품을 택하지는 않았을 테다. 미스터리한 시너지를 뿜어내는 ‘검은 사제들’ 그리고 강동원의 출연, 여기에는 어떤 비하인드가 숨어 있을까.
영화 ‘검은사제들’은 교통사고 이후 의문의 증상에 시달리며 고통 받는 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미스터리한 사건에 맞서는 두 사제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강동원은 김신부(김윤석 분)를 도와 악령에 사로잡힌 소녀를 구하기 위해 나서는 최부제 역을 맡았다. 그의 이번 스크린 컴백은 의미가 깊다. ‘검은 사제들’을 시작으로 뜸했던 스크린 활동을 활발하게 시작하기 때문. 이번 작품은 앞으로의 큰 도약을 위한 의미 있는 도움닫기로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그 첫 영화로 ‘검은 사제들’을 택했다는 것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이 영화는 비 대중적인 스토리와 낯선 이야기들이 주를 이구로 있기 때문. 그럼에도 강동원이 이 영화를 통해 복귀를 알린 이유는 무엇일까.
강동원이 출연한 이유는 간단했다. 그‘는 최근 진행된 시사회에서 “새로운 것을 선택하는 것은 즐겁지만, 장르적인 제한은 없다”며 “시나리오를 읽으며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했다. 영화사 집과는 많이 일했었기에 바로 전화해서 '내가 알던 장르랑 많이 다르다. 스릴러 같다'고 했더니 맞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상업 배우라 생각하니,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영화가 좋다. 다른 분야의 장르도 좋아하지만 이쪽 장르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이 시나리오를 상업적으로 풀어내고,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서 참 좋았다”고 덧붙였다.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둘만한 요소들들이 그의 눈에 보였던 것이다. 확실히 ‘검은 사제들’은 오컬트(Ocult)무비다. 상업 영화 틀 안에서는 오랜만에 만나는 엑소시즘(퇴마의식) 무비다. 강동원에게는 이 이 지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던 모양이다. 오컬트(Occult)는 사실 충무로에선 마의 영역으로 불린 장르. 초자연적인 사건이나 악령, 악마를 소재로 하는 오컬트는 서구 영화권에선 거대 장르를 형성했지만, 한국에선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확실히 새로운 장르고 도전이었지만, 강동원의 눈에는 성공 가능성이 보였음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이번 영화를 택한 것. 자신을 상업 배우라고 칭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테다.
그만큼 이 영화에는 관객들을 끌어들일만한 매혹적인 요소들이 다분하다. 장르적인 시도는 물론이요, 김윤석과 강동원 두 사람의 출연 자체만으로도 구미를 확 당기게 만든다. 이는 이미 예매율로 증명이 됐다. 지난 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검은 사제들’은 오전 7시 기준, 실시간 예매율 21.0%로 1위를 차지한 바다.
극중 강동원은 신학대를 다니지만 음주, 월담, 컨닝 등 기행을 일삼는 반항아적인 최부제의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해낸다. 조각 같은 외모에서 나오는 의외의 반항아 기질이 여심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강동원과 한국형 오컬트. 이 오묘한 조합이 만들어 내는 시너지가 훌륭하다./joonamana@osen.co.kr
[사진] '검은사제들' 스틸컷.